신년 맞이 목욕재계하고 할 수 있는게 루리웹이라는게 슬프지만
한국 근현대사에서 역대급으로 다이나믹한 체험을 해서 만족했던 2017년이 끝나갑니다.
대외적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민주적이라는(...) 남한의 대격변을 실시간으로 체험한 것도 놀라웠지만,
더욱더 놀라운건 개인적인 행보네요.
재작년 임원들의 뻘짓으로 망해서 권고사직 당한 전 회사를 나와
자격증 따고도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그야말로 지옥같은 최저임금 폐기물 재활용 업계에 잠시 발을 담그었습니다.
하지만 이건 아니다 싶어 인터넷 구직으로 남쪽지방인 포항에서 충남 천안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갔다가
처음에 알고 왔던 정규직은 거짓말이고 계약직이라는 이야기 듣고 폭발했었지만...
그래도 그곳에서 능력을 인정받아 천안에서 한국 최북단에 가까운 파주에 파견되고,
그 파견된 곳에서도 능력을 인정받아(...)
김알케가 소속되어 있던 쓰레기같은 하청회사의 갑 입장인 대포 회사의 한국지부에 스카웃 되게 되고,
여기서 밀려나면 끝이라고 생각하고 스트레스성 위산 역류가 재발할 만큼 죽어라 노력한 끝에
내년에 큰 일이 없는 이상 대포회사의 관리직 정직원으로 채용될거라는 상황까지 이르렀네요.
정말 2017년은 내 몸이 내 것이 아니라는 느낌으로 죽을만큼 달려왔습니다.
관리직은 그냥 될 수 있는게 아니라며, 스파르타식으로 가르치겠다고 하신 인사쪽의 윗분은
지금은 "김알케씨라면 혼자 맡겨둬도 될거같다" 라며 만족하시고,
하청업체 직원들 중에서도 필요한 자격은 다 가진 무척 레어한 능력자라며 김알케를 최초로 픽업하신 같은 부서의 윗분도,
"내가 픽업했지만 그 능력을 의심했었는데, 직접 발표 하는거 보고나니 내가 걱정이 괜한거였던거 같다" 라며
만족해주셨습니다.
지금 소속된 회사의 더 상위 회사의 일본쪽 총무 인사 과장님도
두달 연속으로 "혹시 일본에 와서 일 해볼 생각 없는가요?" 라고 같은 질문을 하시며 김알케를 탐내는(?) 모습을 보이시던데
국내에서 쌓았던 공적이나 자격증이 모두 백지화 되는건 싫어서 일단은 최후의 수단으로 보류해둔 상태입니다.
말은 쉬웠지만,
노력의 반동으로 으깨지려는 멘탈을 붙잡기 위해 하던 도트질, 번역질은 개인적인 만족에 불과 하다는 것을 깨닫고
결과적으로는 남들의 칭찬을 눈앞에서 받는게 가장 멘탈에 가장 도움이 된다는 결과에 도달해(...)
눈앞에서 칭찬을 받을 수 있는 취미에 몰두하게 되어 인터넷이나 마이피 활동도 이전보다 줄어들게 되었네요.
사실, 요리를 만들어가 점심시간에 나누어 먹거나, 과자같은걸 사서 같은 사무실 분들에게 조공하며,
눈앞에서 직접 받는 칭찬은 인터넷 활동에서 달리는 댓글 보다 훨씬 파격적인 만족을 준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덕분에 이상할 정도로 칭찬에 목매는 댕댕이 같은 성격이 되어가네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겪으며 더욱더 이런 증상이 심해져서 본인의 행동에 대해서 반성을 할 정도였지만
사실 이를 악물고 노력할 수 있었던 에너지원이 다른 사람의 인정과 칭찬이었던걸 생각해보니 틀린건 아닌거 같습니다.
좌우지간, 2018년엔 관리직 정직원이 되어 더욱더 바쁘게 지내야겠다는 꿈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임원은 무리더라도, 김알케의 스승급이 앉아있으신 차장 자리까지는 노려봐야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