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림바이크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저에겐 올타임 레전드 드림바이크 스럭스턴.
사실 클래식한 디자인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어느날 툭 떨어져서 옛날 바이크 흉내내어 만든 후 '클래식'이라는 장르로 부르는 것 말고,
클래식 본래의 의미에 맞게 정말로 역사가 있고 현대적 성능에 맞게 개선하면서도 예전의 디자인과 감성을 간직한 기종은 생각보다 흔치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클래식'이라고 부를만 한 바이크 중에서 스럭스턴은 제 생각에 제일 예쁘면서 주행성능도 괜찮고 타는 재미도 좋은 바이크입니다.

카페레이서를 표방해서 여러 브랜드에서 완성품들을 내놨지만 스럭스턴은 이견의 여지 없이 그 중 카페레이서를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기종일겁니다. 아이코닉한 면이 있다보니 어디를 가든 사진을 많이 찍히는 편입니다.

양평에서 전원 생활을 하다보니 가장 가까운 편의점이 집에서 도보로 왕복 40분이 넘는 거리여서, 가볍게 탈 수 있는 포지션이 편한 세컨드 바이크를 찾게 됐는데, 클래식병 환자다보니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더라고요.
양평에 농로나 비포장도로가 꽤 많은 것도 고려해서 산 게 헌터커브 CT125. 물량부족으로 구하기 어려웠죠. 그런데 야심차게 샀지만 생각보다 탈 일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진짜 편하게 탈 수 있는 스쿠터가 있어야겠다 싶어서 찾다보니 역시 클래식병 환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베스파 하나더라고요.
양평에서도 꽤 안쪽에 있는 시골이라 주민들이 생필품처럼 스쿠터를 많이 탔는데 베스파는 많이 튀긴 했습니다.

편하게 타려고 산 베스파지만 사실상 저보다는 여친이 주로 탔습니다.
양평에서 가장 가까운 트라이엄프 강동과 베스파 송파에서 출고를 했었어서 번호판이 강동과 송파.

직장은 또 서울에 있기 때문에 서울과 양평을 오가면서 생활하는데 서울에서도 좀 편하게 탈 바이크가 필요했습니다. 예전에는 1대만으로도 여기저기 올시즌으로 잘만 다녔는데...
찾다보니 클래식병 환자에게 남은 선택지는 슈퍼커브 정도네요. 더이상 설명이 필요없는 스테디셀러.

바이크가 서울과 양평에 흩어져 있기 때문에 한 자리에 놓고 사진찍기 힘든데 마침 점검차 베스파를 서울로 가져오게 되어서 남긴 사진.
어떤 의미에서 다들 바이크 역사에 족적을 남긴 기종들이네요.

사실 슈퍼커브를 하도 많은 분들이 타시기에 의심없이 우리나라 도로환경에서 타기에 큰 불편이 없을 거라 생각했습니다.
근데 다들 어마어마한 불편에도 힙한 감성으로 참고 타는 거였습니다!
슈퍼커브 자체는 문제가 없어요. 다만 우리나라는 도로에 그루빙(칼국수 도로)을 남발한다는 게 문제였죠. 슈퍼커브의 얇은 바퀴와 기본장착된 타이어의 세로형 트레드가 진짜 이 그루빙 도로와 극악의 상성이더라고요. 그루빙 도로만 만나면 핸들로 조향하는대로 가지 않고 바퀴가 홈에 끼어서 홈을 따라 움직입니다.
헌터커브는 슈퍼커브보다 뒷타이어가 좀 두껍고 차체가 더 무겁죠, 베스파는 바퀴는 작아도 편평비가 낮아서 접지면이 넓습니다.
하지만 슈퍼커브는 그루빙도로만 만나면 홈따라 요동을 칩니다. 타이어를 교체해서 가로형 트레드로 바꾸니 좀 나아졌지만 바퀴 자체가 워낙 얇아서 여전히 조향성이 좋지 않습니다. 감내하고 잘 타고 다니시는 분들도 많으시던데 전 예전에 로드 자전거 타고 코너링 중에 그루빙도로 홈에 바퀴 물려서 큰 사고날뻔한 기억이 있어서 영 마음이 편치 않습니다.
결국 가장 최근에 기추한 몽키125입니다. 아주 만족스러워요. 정말 재밌는 바이크입니다. 주행감이 독특하고, 작지만 편평비가 낮아서 스포티하고 안정적입니다. 그리고 진짜 사이즈 때문에 꽉막힌 도로에서 완전히 정체된 상태라도 작은 틈만 있으면 정체된 차선을 벗어나 차선변경이 가능합니다. 아주 쾌적 그 자체네요.

계속 기추하다보니 바이크가 여러대가 되어 보험료 지출도 부담이 슬슬되고, 겪어보니 커브의 로터리 기어가 저랑은 잘 맞지를 않아서 커브들은 다 정리를 할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주로 쳐올려서 시프트업하는 매뉴얼 방식에 익숙하다보니 밟아서 시프트업하는 커브와 혼용해서 타니 순간적으로 착오가 생겨 고속에서 엔진브레이크를 급격하게 걸어버릴 일이 생길 수도 있겠다는 생각도 들고, 레브매칭 방식도 클러치 있는 바이크와 차이가 있다보니 커브가 마냥 편하지는 않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