쉐도우 오브 모르도르의 후속작 쉐도우 오브 워입니다. 한글 번역은 섀도우 오브 워 이긴 한데, 쉐도우가 전 더 익숙해서 일단 쉐도우라고 하겠습니다.
차트의 첫번째 업적을 제외하고는 모두 스토리 관련 필수 업적입니다. 스토리 첫 업적인 <적대적 점령>이 몇시간을 플레이해야 달성 가능해서 스토리 업적이 아닌 <다음 번엔..>도 표시하였습니다. 스토리 업적이긴 하지만 오픈 월드 게임이라 저 순서대로 진행하는 건 아닐 수도 있습니다.
보시면 딱 먼저 눈에 띄는게 마지막 업적입니다.
이제 조금만 더하면 엔딩인데 11.1%, 현재 플레이 중인 유저 기준으로는 무려 50%가 게임을 접었습니다.
워는 ps plus 무료로 풀린 적이 있긴 합니다. 그래서 전체적으로 더 낮을 수도 있죠. 하지만 피씨와 비교해봐도 엔딩에 많이 빠져나가는 건 마찬가지입니다. 상세 차트는 링크 글에 있는데 피씨는 27.2 -> 14.5, 12.7%가 빠져 나갔습니다. 얘도 47%, 별로 차이 없죠?
보통 마지막 챕터 쯤 가면 지금까지 투자한 시간이 있으니까 아까워서라도 끝까지 하게 마련입니다. 얼마 전 소니의 유저 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있었죠. 트로피 100% 찍은 사람이 8~90 찍은 사람보다 더 많다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렇게 끝까지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만 남은 마지막 장에서 절반이 빠져 나갔다? 대체 얼마나 개판을 내놨길래 저렇게 된 걸까요?
마지막 장..
1차죠? 그럼 2차도 있겠네? 네 2차도 있습니다. 설마 3차도? 네.. 그 뒤에 몇 차 더 있어요...
그 당시 댓글로는 사람마다 횟수가 좀 달랐던 거 같은데 아마도 게임 하면서 점령 못했던 요새를 다 점령하고 방어해야 끝나기 때문에 그 전에 점령 덜 했던 사람들은 더 많이 해야 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여긴 스토리고 뭐고 아무것도 없어요. 그냥 요새전만 주구장창 합니다. 20번 했다는 글도 본 거 같은데 10번 하신 분들도 많을 거 같습니다.
대체 만든 애들은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하면 재미있을 거라고 생각한 건가? 지들은 해 본건가? 해봐도 한 두번 해봤거나 치트써서 쉽게 했겠지. 아오 진짜...
1편은 평이 좋았습니다. 2편은 평작만 냈어도 괜찮은 시리즈 아이피가 나올 수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근데 이걸 다 망쳐놓네요.
엔딩 말고도 중간에 <공포 군주> 단계에서 이탈이 확 늘어납니다. 여기가 참아왔던 문제들이 가장 많이 터진 구간인 것 같네요.
제가 플레이하면서 느꼈던 문제, 난이도, 재미없는 반복 컨텐츠, 그리고 전투 자체의 재미하락 이 3가지 입니다. 그게 저 구간에서 터진 것 같습니다. 저기서부터 맵의 다른 구역이 열리고 본격적으로 요새전이 시작되거든요.
일단 난이도가, 초기에 소액결제로 성장 관련된 게 있었던 거 같은데, 그래서 일부러 이렇게 만든 건지 초반부터 답답하게 시작합니다. 뭔가 잘 죽네 싶은? 그리고 <공포 군주> 여기서는 다른 구역도 갈 수 있다보니까, 그나마 구역 내에서는 렙차도 견딜만 하던게 다른 구역 가면 렙차도 많이 나기도 합니다. 더 어려워 지는 거죠.
그래서 반복 플레이로 렙업/파밍을 해야하는데 여기서 중요한 게 요새전입니다. 여기서 대장이 많이 나오고 얘네를 잡아야 좋은 장비를 얻을 수 있거든요. 근데 이 요새전이 재미가 별로 없습니다. 보기에는 전쟁 같아서 괜찮아 보이지만, 그냥 몹 많이 나오는 전투에요. 점령할 때 깃발 꽂는 것도 그냥 가만 있으면 꽂을 수 있게 되고, 별 거 없습니다. 그 외에 우리편 오크 키우기 이런 것도 결국은 전투를 많이 해야 되는 거라서 또 하는 건 전투 밖에 없어요.
물론, 전투가 재밌으면 반복 컨텐츠도 재미있을 겁니다. 하지만 전투의 재미가 전편보다 많이 떨어졌습니다.
일단 끊김없는 통쾌한 액션을 보여줬던 1편과 달리 2편에서는 전투가 계속 끊깁니다. 대장 이것들은 뭐만 하면 막고, 뭐 계속 같은 거 썼더니 적응했다면서 막고. 1편처럼 콤보 쌓아서 한 방에 쓸어버리는 그런 플레이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리고 중간중간 나오는 우루크 대장 인사말. 하... 스킵이 안 되죠? 1편에서야 등장하는 대장이 적어서 등장씬 나와도 가끔이라서 견딜만 했는데 2편에서는 요새전을 하면 몇명이 연속으로 등장하기도 합니다. 그러면 뭐 그거 보느라 1분이 가는거에요. 차라리 한번에 전부 다 나오면 더 길어도 참을 만 합니다. 근데 이거는 중간 중간 나오니까 더 짜증이 납니다.
라면 먹을려고 물을 끓이려는데, 중간 중간 불을 끄고 이 라면은 어떤 라면인가, 라면의 역사는 무엇인가 설명을 해주는거에요. 아니 그래 좋은 이야기 같은데 난 그거보다 지금은 먹는 걸 더 하고 싶다고! 근데 계속 끄네? 에이 라면 안 먹어! 이러고 말죠.
저 오크 스킵 불가능은 끝까지 패치를 안 해줬습니다. 소액 결제도 삭제했는데 저건 끝까지 안 해줬어요. 이것만 봐도 제작진은 자기들이 만든 것에 고집이나 장인 정신이 아니라 그냥 아집을 부리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저 인사말은 오크마다 다른 성격을 갖고 있다는 걸 드러내 주기 위한 수단이겠죠. 계속 다른 오크가 등장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늘 새로움을 느낄 수 있다! 뭐 이런 생각일 겁니다.
근데 대사가 달라졌다고 아, 이번엔 다른 오크가 나왔구나 이런 느낌인가요? 전 아니었습니다.
물론 정말 특이한 애들이 가끔 있습니다. 오크인데 겁 많다든가, 이상한 도구를 들고 나온다든가 하는 애들 말이죠. 근데 그런 특이한 애들도 보고 특이하네 이러고 그냥 넘어갑니다. 전투 중에 만나는 애들이잖아요? 전투 신경 쓰지 대사 뭐 얼마나 신경씁니까? 재미있고 흥미로운 것도 몇 번이 다입니다.
아니, 그냥 npc 대사에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애들이에요. 이게 나중에 계속 만나면 대사도 달라지고 생김새도 달라지고 특성도 막 더 붙고 엄청 대단한 시스템인 것처럼 하지만, 크게 와 닿지 않아요. 내부 데이터 상으로는 다르니까 제작진은 다르다라고 할 지 몰라도 유저 입장에서는 아니에요. 차이가 있어봐야 그게 잘 안 느껴지는 다 똑같은 오크입니다. 데이터 상으로는 검은 안경 쓴 애랑, 빨간 안경 쓴 애랑 다른 애겠지. 근데 내 눈엔 그 놈이 그 놈이라고.
정말 차이가 있으면 랫백정도는 되어야죠. 얘는 막 대사도 주고받고, 같이 일도 하고 이러니까 개성도 느껴지고, 특별함도 느껴지고 막 그렇지 않습니까?
스킵 안 되는 거 생각하니까 아오... 다시 떠올리다 보니 화가 치밀어 오르네요.
괜찮은 시리즈가 나올 수 있었는데 자기네 시스템, 컨텐츠는 엄청 대단하고 재밌다는 오만과 아집이 이 게임을 망쳤습니다.
다시 이 게임에 대해 떠올려봐도 재밌었던 것 좋았던 것 보다도, 대사 스킵 안 되는 거랑 마지막에 요새전 끔찍했던 거 이거 밖에 안 떠오르네요.
이래저래 아쉬운게 많은데 좀 다듬어서 속편 나오면 갓겜될둣