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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담] 더 퍼스트 슬램덩크 스포일러 후기 (0) 2023/01/09 PM 09:28

작업만 몰두하다가 짬을 내서 더 퍼스트 슬램덩크 극장판을 보러 갔습니다.

너무 여운이 남아서 생각도 정리할 겸 오랜만에 감상 후기를 남깁니다.


후기 시작 전에 짧게 원작 슬램덩크에 대한 잡담 몇 가지만 좀 하자면,


학창 시절 슬램덩크의 그림체는 '북산 vs 해남'을 기점으로 '북산 vs 능남' 전반전 까지의 그림체를 가장 좋아했습니다.

산왕전 그림체가 가장 싫었습니다만, 나이 들어서 보면 산왕전 그림체가 가장 완성도 높고 개성있다고 생각되는군요. ㅎㅎ


그림체와 별개로 슬램덩크 스토리 구성에서도 산왕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전반에 별 차이가 없다가, 후반에 너무 큰 점수차가 벌여졌는데 리바운드 압승 + 3점 난사 등을 통해 극적 승리.(다른 요소도 많지만 대충)

만화적으로 보면 좋지만, 스포츠적으로 보면 감독 뭐했냐? 너무 만화네. 등의 이야기가 많이 나올만한 전개긴 했습니다.

실제 그런 경기도 많이 있기도 하기도 한데, 개인적으로 게임 자체의 스토리 완성은 능남전이 가장 좋았습니다.


잡설이 길었네요.

이후부터는 치명적인 스포일러들이 있습니다. 원치 않으신 분들은 여기서 스톱해주세요.












1. 더빙판으로 봤습니다.

자막판으로도 한글화 되었다는 정보를 듣긴 했지만, 슬램덩크 자체를 더빙판으로 많이 봐서 더빙으로 봤습니다.

성우 호불호는 슬램덩크 더빙 역사상 있을 수 밖에 없지만 제겐 별로 중요한게 아닙니다.



2. 송태섭이 주인공입니다.

화자가 아니라 확실하게 송태섭이 주인공입니다. 그리고 이건 좋은 선택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작가가 북산에서 가장 서사에 완성을 하지 못한 캐릭터가 송태섭이었습니다.

안경 선배 조차 능남전 3점 슛 한방으로 캐릭터의 서사를 짧고 굵게 완성시켜줬는데 송태섭은 아쉬움이 많은 캐릭터였습니다.(개인 기준으로 이도저도 아닌 캐릭터)

그런 아픈 손가락을 잡고 이야기한 것은 단순 추억팔이가 아닌 '신선함'이 가미된 추억팔이였습니다.

무엇보다 농구적인 시점에서 송태섭의 시야로 바라보고 있는 박진감 묘사가 좋았습니다.

또한 따지고보면 산왕전을 말아먹은 원인(?)의 시발점이 송태섭이기도 해서 그걸 이겨내야하는 선수가 송태섭이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에 정우성이 피지컬 때문에 미국 진출 후 포인트 가드를 봐야한다는 인터뷰를 하고 맞붙는 팀의 포인트 가드가 송태섭인 것은 또다른 감동입니다.

물론 이부분에서 호불호가 있을 수 있겠지만 확실히 그가 이 극장판의 '주인공'이라는 걸 찍어주는 것이기도 합니다.



3. 명대사-명장면들의 스킵 또는 각색 이야기.

명대사-명장면들 스킵 또는 각색이 꽤 있습니다.

대표적인게 변덕규가 채치주에게 하는 '넌 가자미다.' 라던지,

강백호가 소연이한테 '정말 좋아합니다. 이번엔 거짓이 아니라구요.'라던지

라스트 쪽에 '왼손은 거들 뿐.' 이런 것들입니다.


근데 요장면들을 생각해보면 흐름을 끊기 딱 좋은 장면들이기도 하고 만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에선 좋은 씬들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원작자의 과감한 선택과 결단이 깔끔하게 만들어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개인 기준으로 경기 라스트는... 만화를 능가하는 느낌이었다고 봅니다.



4. 농구 만화에 대한 연출

이게 가장 좋았습니다. TV 슬램덩크 애니메이션은 코트 하나 달리는데 러닝타임 몇분을 잡아먹습니다.

현실적으로 빠르게 게임 칠땐 치고, 회상할땐 하고, 정리가 간결해서 좋았습니다.

그리고 경기 내용 몰입해서 볼땐 몰입해 보니 느낌이 완전 색달라서 너무 마음에 들었습니다.

또한 산왕전 그림체를 최대한 재현한 것이 좋았습니다.

스포츠 애니메이션은 3D 베이스로 하는게 맞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훌륭한 제작진이 있어야한다는 전제긴합니다.


5. 스토리의 완성

개인 기준으로 스토리의 완성 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앞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송태섭의 서사가 좀 불완전한 부분이 많은 캐릭터였고, 그부분에 대한 이해가 있는 상태에서 매끈하게 경기 흐름을 애니메이션으로 보니 이해가 잘 갔습니다.

가장 별로라 생각했던 산왕전이 명승부였다라는 느낌으로 바뀌는 완성의 느낌이 들었습니다.



오랜만에 추억과 재미를 동시에 봐서 너무 좋았습니다.

이제 작업하러 다시 가봐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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