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패키지 게임
2006년부터 개임 개발을 시작하면서 PC MMORPG를 9년 정도, 모바일 게임을 약 5년 정도 개발 및 유지 보수해왔다.
한국에서 게임을 만든다는 사람들 대부분이 그러하듯, 운영형 게임 일만 해왔다.
그래서 거기에 질린 나머지 '운영을 최소한으로만 하는 게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이번 인디 게임의 가장 큰 테마다.
30대 초반에 6개월정도 대학교 취업특강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때 학생들에게 강조했던 것이 '한국에서 패키지 게임 같은거 쉽지 않다. 어떻게든 돈을 벌 수 있는 운영형 게임을 만들려 해라. 패키지 게임 만들고 싶으면 돈 많이 벌어서 부자되면 해봐라.'였다.
강의 때 하지말라던 짓을 내가 한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다.(참고로 난 간당간당한 자본으로 진행중이며 부자가 아니다.)
일단 스팀 포맷의 PC버전과 스위치 정도까지 고려 중에 있다.
2) 턴제 게임을 만들자.
30대에서 40대가 되자, 확연히 느낀 것이 내 신체 반응 속도에 대한 변화다.
나이를 먹을 수록 반응 속도가 달라지더라. 그런데 요즘 게임들은 굉장히 피지컬을 요구하는 게임들이 많다.
피지컬이 요구되는 게임들이 방송용으로도 적합하고 바이럴에도 유리하긴 하지만, 그런 게임들이 많다보니 나이를 먹을 수록 게임의 선택지가 좁아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턴제 게임을 만드는 중이다.
3) 개발 기간은 1년 정도로.
게임 개발을 실제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개발 기간이 길다는 것은 '엄청난 노력을 들였다.'라기 보단 대표가 최신 게임 트렌드를 쫓아 이래저래 뜯어고치다가 하다보니 팀이 여러번 갈리는 상황을 겪어 나오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이는 한국만 아니라 대부분의 다른 나라 게임들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어차피 패키지 형태 게임에, 멀티 엔딩을 보는 턴제 게임인데 제작기간을 마구 잡을 순 없고, '1년 정도만 해보자.'로 진행 중이다.
여기에는 또다른 이유가 있는데, 내가 가용할 수 있는 자본이 1년 정도 생활할 수 있는 정도의 자본이기 때문이다.
망하더라도, 다시 업계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의 최소금액만 남겨두고 진행을 하고 있다. 그래서 1년을 넘기기란 쉽지 않다.
내년 8월까지 공개하는 것이 목표다. 그때 쯤 나와야 9월 쯤 나오는 인디 게임 페스티벌에 나갈 수도 있을 것이고, 혹시 운 좋으면 11월 쯤 G스타에 부스라도 차려볼 수 있으니깐.
4) 스토리 기반의 멀티 엔딩 게임을 만들자.
앞서 말한 전제 조건을 생각했을 때 스토리 기반의 멀티 엔딩 게임이 가장 무난한 종착점이다.
내가 만들고 싶은 방향이라서가 가장 큰 이유다.
분기마다 캐릭터의 성격이 크게 바뀌는 형태로 구성 중이다.
스토리의 베이스는 '어린 왕자'의 뒷 이야기다. 성인들을 위한 동화 버전이라 보면 좋겠다.(이부분에 대해선 따로 한번 더 개발일지에 쓰도록 하겠다.)
이야기는 어린 왕자의 마무리를 '어린 왕자가 뱀한테 물려 죽었다.'는 가정 하에 한참의 세월이 흐른 뒤이다.
이야기의 중심이 되는 캐릭터들은 다음과 같다.
세인트
어린 왕자 동화에서 '비행기 조종사' 포지션의 캐릭터다.
타인이 원하는 그림을 그려주면, 그림을 받은 사람의 의지에 따라 현실화되는 제법 신적인 능력을 가진 인물.
*단, 본인이 원하는 그림은 그려도 아무 소용이 없다.
어린 왕자를 살리고 싶어하는 여우의 생각에 동조하여 그를 도와 어떤 일을 진행하게 된다.
여우
어린 왕자 동화에서 '사막 여우' 포지션의 캐릭터다.
어린 왕자가 맘바(뱀)에게 물려 세상을 떠난 후, 그를 다시 살리고자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있다.
세인트의 능력에 대해 이해하게 되면서 그에게 요청하여 어린 왕자를 다시 살려보고자 한다.
맘바(뱀)를 정말 싫어한다.
맘바
어린 왕자 동화에서 '뱀' 포지션의 캐릭터다.
어린 왕자를 죽게 만든 장본인. 때문에 여우와 굉장히 사이가 안좋다.
본인은 어린 왕자의 부탁으로 원래 세계에 보내줬을 뿐이라며 억울해한다.
여우의 앙갚음이 두려워 원래 뱀의 모습에서 사람처럼 모습을 바꾼 후, 숨어 지내고 있다.
쓰다보니 이야기가 길어졌다. 이번 건은 여기서 일단 마무리를 짓고, 다음에 이어서 좀 더 써볼까 한다.
*문의사항이 있다면 wildtalky@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