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사진은 울집 라온이로...
몇일전 퇴근길에 아직 5개월쯤 되보이는 어린 길냥이가 도망도 안가고 냥냥 울면서 지나가는 사람들 한테 말을 걸더군요.
길냥이가 먼저 사람한테 저러는건 흔한일이 아닌데다 평소 안보이던 아이가 갑자기 보인거라 누가 잃어버린 집나온 고양인가 싶었는데 녀석을 만져주던분 이야기를 들어보니 어미고양이가 전에 여기 살던 길고양이었는데 최근 죽었다네요..
추위때문인지 병이나 기아때문인지 혹은 교통사고인지는 모르겠지만 굳이 묻지는 않았습니다.
길고양이들이 죽는 이유야 차고넘치니...
이후 퇴근할때마다 같은 장소에서 똑같이 울고있던 녀석이 맘에 걸려서 다음번에는 먹을거라도 주려고 집에 있던 사료를 조금 챙기고 생수병도 하나 가방에 넣어놓고 출근했는데 오늘 퇴근할때 그 길을 지나다보니 녀석이 싸늘하게 식어서 길바닥에 굳어있더군요...
오만가지 감정이 북받쳤네요..조금 일찍 한끼라도 줄걸 그랬나 싶고...보통 겨울에 태어난 새끼고양이의 생존률은 극히 낮은데 그 추운 겨울 다 견뎌놓고 어미따라 가버렸구나 싶어서...감정이 북받치더라구요...
왜 길고양이로 태어나서 서글프게 울기만하다 가버린건지ㅜㅜ
아이 시신을 수거해 앞뜰에 묻어주고 집에와서 저의 늙은 13살 냥이 둘을 안아줬습니다.
길고양이로 태어나는건 정말 기구한것같습니다.
요즘 자식같은 제 냥이들이 나이먹은 티를 팍팍내서 안그래도 맘이 뒤숭숭한데 다른 고양이의 죽음을 목격하니 괜히 더 감정적이 되네요. 부디 내 곁에서 더 오래오래 살아가주기를...
고통받다 가버린 길냥이의 명복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