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 네트워크를 보았다.
난 솔직히 인간이 반드시 뭔가를 이루어야 한다고 생각지도 않거니와
어린 나이에 천재적인 재능과 번뜩이는 창의성을 가지고 대단한 일을 해 내는 것이
멋지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다만 마크 주커버그는 내가 대학에서 공부도 않고 사업을 한답시고
술이나 퍼먹고, 집에 와서 팬티차림으로 야동이나 보고 있었던 그 나이에
뭔가를 계속 하고 있었다. 정말 자신을 위한 일을.
그런데 난 지금까지도 나를 위한 일을 전혀 하지 않고 그냥 멈춰있다.
미래를 위한 투자는 고사하고, 하다못해 누군가를 사랑하는 일조차 하지 못한다.
어린 시절에 아버지한테 받은 과학상자 조립에 실패하고 아파트 베란다에서 던져버렸을 때와 첫사랑한테 더 이상 만나기 싫다고 말한 후에 베토벤 9번을 들으며 베게위에서 펑펑 운 적을 제외하고는 처음으로 펑펑 울고나서 일기를 쓴다.
이런 날은 도무지 어떻게 해야 할지 감이 잡히질 않는다.
남들을 행복하게 하고 싶고 남을 돕는다지만
정작 내 자신은 누가 돕나?
P.s 그러고보니 대학 1학년 때던가 집에 사놓은 이와이 슌지 감독의 '러브레터'를 보고 방이 떠나가라 훌쩍거린 적도 있긴 하다.
빌성은 성실한사람이니 충분히 자기투자하고 있다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