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한 번뇌속에 밤을 샜다.
다른 이에 대한 분노와 미움,원망,의심, 그리고 속에 있는 것을 누군가에게 말할 수 조차 없는 답답함.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왜 내가 이런 처지에 직면해야 하는지에 대해 마음속으로 울분을 토했다.
몇 시간 동안 끝없이 반복되고 또 반복되는 저러한 감정들.
끔찍한 밤이었다.
혼자 그림을 그리며 저 고통스러운 감정들을 이겨내려고 무진 애를 썼으나
제어하기가 힘들었다.
허나
새벽이 오고 문득 내가 왜 혼자만의 상상으로 스스로를 잡아먹고 있는가하는 의문이 생겨났다.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대해 근심하고 홀로 속을 썩이고 있는 내 자신이 마치 다른 사람처럼 느껴졌다.
그래,나는 나일 뿐인데 왜 여태껏 살아온 나와 다른 나를 자꾸 원하는가.
나는 변한 것이 없는데 왜 자꾸 다른 것들로 인해 내가 변한 것처럼 생각하는가.
쓸데없는 집착과 욕심은 순식간에 사라졌다.
새로 산 우유를 기분좋게 마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