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가끔 무언가에 얼토당토않은 집착을 한다.
돌이켜보면 그다지 대단한 의미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돌아서면 파도에 밀려버릴 모래성을 쌓듯
열심히 열심히 흔적을 남기려 애를 쓴다.
문제는 그것에 대해 인정받고자 하는 이상한 자존심인데
사실은 의미 없는 행위를 하는 것에
그 누구도 인정같은 것은 해주지 않는다.
한동안 나는 나를 잃었었고 잊었었다.
그럴만큼 가치가 있는 일이었는가?
분명 아니다.
발을 떼고 멀찌감치서 바라보면
바로 알 수 있는 일이지만
무언가에 집착하고 있는 동안은
절대 깨닫지 못하는 것이 사람이니
나는 나를 이해하기로 마음먹었다.
뭐 살다보면 한두번쯤 바보가 될 수 있는 거 아니겠는가?
마음의 여유도 없이 쫓기고 쫓겼던 여름과 가을.
이제는 그 긴 터널을 나와 다시금 내 길을 걸어야 할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