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읽다 문득 그 사람 생각이 났다.
잠깐 멍해졌다.
뭐 기억이란건 없어지는 게 아니니 앞으로도 자주 이런 시간이 있겠지.
마음의 행복이란게 그리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니.
정말 좋아했던 사람에게 내 존재 자체가 나쁘게 느껴질 수도 있다는거.
그런 생각을 해 보면 참 무섭다.
분명 예전같으면 '내가 대체 뭘 그렇게...' 같은 식으로 생각했을거다.
무의미하지. 그런거 ㅎㅎㅎ
그냥 모자라고 못난 점을 알아가는 게 중요하다.
그래야 두 눈 똑바로 부릅뜨고 스스로를 바라볼 수 있을거다. 쫄지 않고.
돌아가신 노무현 대통령도 가까이서 보면 결점 투성이의 인간이었다고
그를 가장 사랑하고 가까이한 사람들이 이야기할 때,
난 그 사람들이 노 대통령의 결점을 지적하고 비웃는 것이 아니라
정말 그리워하고 인정했다는 것을 깨닫았다.
속죄하겠다고 말했었다.
내가 죽일 짓을 했는지 어떤지는 그 사람이 판단할 몫이다.
다만 후회나 회한속에 잠겨있지말고
내 할 일을 하고싶다.
나는 원망도 미움도 없다. 그런 감정 가질 필요가 없었으니.
내 자신도 별로 그렇게 안 밉다.
좀 못나고 후달리면 어때.
고마운 사람들, 내게 따뜻한 시선을 가지고 바라보는 사람들
그런 사람들이 지켜봐주는데.
아마도 그 사람이 생각날때마다 나는 치열하게 고민하고, 때론 그립기도 할 것이고,
그런 짓을 말았어야 했다는 자괴감도 들 것이고, 그 사람이 나를 기억속에서 어찌 평할지 궁금하기도 할 것이고,
온갖 생각이 다 나겠지.
당연할 거다. 뭐 어떻게 표현해야 할 지는 모르겠지만 정말 좋아했으니까.
결점이나 아니다싶은 부분도 그냥 그 사람의 일부로 인정할 만큼.
겁이 많고 고민 투성이의 나약한 인간이었기에
맺은 관계를 유지할 자신이 없어 도망친 나다.
그렇기에 내 스스로가 다시는 찾지 않고 흔적조차 궁금해하지 않도록
마음 깊이 사과를 하고 떠났다.
생각이 나는 건 당연한 일일테고
나는 그 생각 때문에 그 사람을 찾으면 안된다고 맘 먹은것이
당연한 댓가일테고.
뭐 하나씩 하나씩 내 마음에 치르면 된다.
어차피 해야 할 일이니.
내 마음과 상관 없이 오늘도 좋은 아침이 될 것 같다.
난 이겨낼 거다.
마음을 짓누르는 힘든 생각들한테.
내가 할 수 있다는 걸 내 자신에게 보여주도록.
한 발 두 발 내딛어 나아간 길 어딘가에서 잠시 멈춰서서, 갈림길에서 아프게 혹은 그립고 아쉽게 헤어진 사람들을 잊지 않고 안녕을 빌어보는 것도 좋다 봅니다. .. 여하간 간만에 접속하여 인사 겸 댓글 달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