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프에서 일한지 벌써 2주가 지났다.
사람들이랑 한 잔 하러 갔다.
우리 후보와 평생을 같이 일했던
완도 사나이 김 본부장,
부드러운 인상 속에 감춰진 삶의 굴곡이
그동안 얼마나 그가 힘들게 살아왔는지를 보여준다.
문득 혼자 생각하건대
도대체 왜 여기서 그는 평생을 보냈는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아주 드라이하게, 타인의 삶에 무관심한 시선으로 바라보면
그는 이곳 말고 다른 곳에서 일을 할 수 없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관점에서 생각하자면
그분은 타인에게 보이는 자신이나 어떤 기대감들과 항상 싸우며
꿋꿋하게 이 바닥에서 버틴 것이다.
담배를 피며
나를 바라보았다.
타인의 기대를 충족시켜주기 위해 썼던 엄청난 에너지의 낭비,
그 기대만큼 돌려받지 못해 일어나는 괴로움.
거기에 내 인생은 없었다. 남이 보는 내가 있을 뿐이지.
거기서 오는 기쁨? 물론 있겠지.
다만 온전히 내것으로의 기쁨은 오질 않았다.
누군가의 '나'로 살아가는 것을 그만두고
'나' 그 자체로 사는 것은 무척이나 어려운 일이다.
온전히 나의 행복에 집중하는 그 즐거움을 아는 것은
생각보다 시간이 걸릴 둣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