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감기 같다.
소리소문없이 찾아와
어느날 갑자기 증상을 깨닫는다.
약으로도 완치가 불가능하며
일단 걸리면 나을 때까지는 방법이 없다.
그리고는 왔을 때처럼
소리소문없이 사라져 버린다.
성서 이야기를 들먹거리는 건 좋아하지 않지만
그 옛날 솔로몬 왕의 수많은 아들 중 하나가 매우 아팠다.
그 아들을 무척 아낀 솔로몬은 아들이 사경을 헤메자
울고불고 난리가 났다. 머리에 재를 뿌리고 겉옷을 찢고
사흘 밤낮을 한 잠도 안자고 아들을 위해 기도했다.
결국 아들은 죽었다. 그런데 이놈의 솔로몬이
아들이 죽자마자 눈물도 뚝 그치고 다시 국사에 임하는 것이다.
신하들이 물었다. '왕이시여 왕자가 돌아가시고는 왜 아무것도 안 합니까?'
솔로몬이 말하길 '죽고 나서 난리치면 무슨 소용이 있는데?'
며칠동안 몸살감기기운에 시달렸는데
아침이 되니 약간 뻐근한 것을 제외하면 말끔히 나았다.
그리고 감기는 내게서 다른 것 까지도 데리고 가버린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