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에서 패한 캠프는 참으로 고달프다.
그동안 뭐 하나라도 뽑아먹으려고 온 그 수많은 사람들은
개표 다음날부터 안개가 사라지듯 증발해버리고
캠프에서 나름 열심히 일했던 사람들은
뭘 하고 살아야할지 고민해야 한다.
나는 사무실에 남아 회계업무를 돕고 있다.
지긋지긋한 사무실이지만
아무래도 이것까진 마무리하고 가야한다는 의무감같은 것이 남아있다.
후보실 청소하는데 우리 후보가 물었다.
'닌 이제 뭐하고 살끼고?'
'잘 모르겠심더. 지금은 아무 생각도 없어예.'
'허허허 내도 아무 생각이 음따.'
뭐 영감이랑 나랑 이런 소리나 하면서
소소한 일 하고 있는 이런 것도 나쁘진 않다.
일단 내 과업은 마무리하고 생각해야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