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를 낼 줄 알았다.
하지만 그 사람은 그저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
나도 울어버렸다.
밤새 뒤척였다.
사무실에 가니
장관 영감이 앞으로의 계획을 상의하기 위해 불렀다.
입으로는 쉴 새 없이 떠들었지만
나는 내 입에서 무슨 소리가 나오는지조차 알 수 없었다.
난간에서 계속 줄담배를 폈다.
계속 미안하다는 말이 입에서 튀어나왔다.
다리가 후들거리고 도저히 일을 하기가 힘들어
영감에게 먼저 인사를 드리고 나왔다.
그 좋은 사람을 위해서
한 번만 아니 백 번이라도 눈 질끈 감고
괜찮다고 니 말대로 하겠다고 말할 수도 있을 건데
아직까지도 용서를 하지 못하는
내 자신의 모자람에 치가 떨렸다.
내가 선택하고 결정한 일에는
어떻게든 감당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너무 힘들다.
누구에게도 기댈 곳 없이
너무도 쓸쓸하다.
마음이
무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