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가게 옆 분식집 아저씨가 돌아가셨다.
난 그 집 비빔밥과 멸치국물을 좋아해서
어머니 일을 돕다가 점심때가 되면 그 집에 자주 가곤 했다.
아줌마는 남편이 고생을 시킨다고 가끔 투덜대곤 했지만
항상 만드는 음식에 자부심을 가지고 만들었고
아저씨는 말수가 적어 이야기는 별로 없지만
묵묵히 배달을 나갔다.
낚시를 좋아해
가끔 학꽁치나 다른 생선을 잡으면
회로 만들어 무침을 가지고 오셨다.
별 일 없을 때
어머니를 도우러 가면
항상 보는 풍경 중 하나였던 분식집,
그리고 그 풍경의 일부였던 아저씨.
나는 이제
비빔밥을 못 먹게 되었을 뿐이고
멸치국물에 후추가루를 살짝 뿌려 먹는 재미를 잃었을 뿐이다.
하지만
내가 잃은 건 고작 그 두 가지 뿐일까?
잃은 건 고작 두개가 아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