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가 영화표를 예매해서 보자고 했다.
친구에게는 항상 '평생의 사랑'이라고 말하는 여자가 있다.
영화를 기다리는 시간에 그 친구가 그 여자 이야기를 했다.
그래서 말했다.
'니임마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있잖아.'
'뭐 다 이해하는놈이 새삼스럽게 그러노.'
'지금 사랑하는 사람이 평생의 사랑이다.'
'그런가...'
둘 다 말없이 담배를 폈다.
홍상수 영화는
예나 지금이나 보고 나면 씁쓸해지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나이가 들면
조금 더 사랑할 줄 알고
사랑이 뭔지 알거라는 믿음을 가지고 살았는데
아직도 잘 모르겠다는 그런 깨닫음을
다시금 내게 주기 때문이다.
어느날은 끝도 없이 찌질해졌다가
어느날은 끝도 없이 위대해진다.
이제는 나도 모르겠다.
선택따위는
내 본연의 무언가를 휘감아 움켜쥐는
그런 것과는 다른 차원의 문제일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