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과 말다툼을 하게 되었을 때,
시쳇말로 혼이 빠져나간다고 하는데 정말 그런 느낌이었다.
왜냐하면 평소에는
정말 최고로 멋진 사람이 된 기분을 느낄만큼 칭찬을 해주던 사람이
내가 무언가를 잘못했을 때는
세상에 그런 나쁜놈이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도록 화를 냈기 때문이다.
지금 생각해보면 나는 그런 꾸중에 많이도 흔들렸다.
반성과 성찰의 문제는 당연히 그 뒤에 내가 해야할 것이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와 이건 아닌데 내가 정말 그렇게 생각했던 것이 아닌데...'하는
그런 억울함이 무척 강했기 때문이리라.
억울함을 느꼈던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그녀의 칭찬에 무척이나 우쭐해졌었기 때문이다.
즉,내 스스로가 나를 바로 볼 수 없었다는 것이다.
다시금 그럴 때를 곱씹어 본다면
세상에 그리 극단적으로 훌륭하거나 나쁜 사람은 잘 없다고 본다.
나는 그 사람이 이야기한만큼
놀랍도록 훌륭한 사람이거나 나쁜 사람이 아니다.
그냥 그렇고 그런 똑같은 사람일 뿐이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 어느 정도는 비슷하게 좋아하고
여자에 관심도 많고 먹고 사는 것에도 지대하게 관심 많은
그냥 그런 남자다.
만약 이제는 누군가와 그런 다툼이 있게 되는 경우같으면-그럴 일도 잘 없을테지만-
그냥 나랑 다투는 그 사람의 심기가 누그러지는데만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할 수 있을 것 같다.
어차피 나는 나다.
다른 사람이 보는 나의 이미지라는 것이야 당연히 존재할테지만
그런 것들이
내 본연의 아름다움과 추함을 마구 바꿔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가지고 있는 정말 훌륭한 덕목들,
그런 것은
누군가가 질책하고 비난한다고 해서
변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내가 가진 추한 부분들,
그것이 더 아름답게 발전할 수만 있다면
가꾸고 다듬는 노력이 필요할 뿐이지.
저는 그냥 포기만하는데..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