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을 지나가다 보니
시청 본관에 현수막을 하나 걸어 놓은게 보였다.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처음 지나가면서 글을 제대로 안 봤을 때는
교보생명 건물에 하는 짓을 따라했구나. 개성 없는 공무원놈들.
하고 비웃었다.
헌데 문구가 너무나 아름다워서
나도 모르게 아! 하는 탄성이 나왔다.
누가 골랐는지 참 좋은 싯구다.
괜히 마음이 짠~한 것이 좋았다.
꼭 누군가 내게 보라고 달아놓은 글같았다.
기억했다가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요런 시였다.
*그대 앞에 봄이 있다
김종해
우리 살아가는 일 속에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이
어디 한두 번이랴
그런 날은 조용히 닻을 내리고
오늘 일을 잠시라도
낮은 곳에 묻어두어야 한다
우리 사랑하는 일 또한 그 같아서
파도치는 날 바람 부는 날은
높은 파도를 타지 않고
낮게 낮게 밀물져야 한다
사랑하는 이여
상처받지 않은 사랑이 어디 있으랴
추운 겨울 다 지내고
꽃필 차례가 바로 그대 앞에 있다
차 한 잔 마시며
간만에 따뜻한 감정을 느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