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찍 자려고 침대에 누웠지만
쉬이 잠이 오지 않았다.
그녀가 너무 보고 싶을 때가 있다.
의미 없는 말이라도 시간가는 줄 모르고 떠들고 싶을 때가 있다.
이런 날은 참 난감하다.
정작 안부가 궁금해서 찾게 되더라도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과 즐겁게 있는 걸 보면
딱히 무슨 말을 해야할지도 생각나지 않는다.
그걸로 그 사람이 만족하고 살아가니까.
그녀는 나를 잃고싶지 않아하기에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지만
못난 내가 뭐 하나라도 보탬이 되길 바래서
그러마고, 자리를 지키겠다고 약속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참 처신을 못한다.
기왕 그렇게 마음먹은 거라면
좀 더 밝고 즐겁게 웃으면서 이야기하고
그 사람이 손을 못 내밀더라도
다 이해하고 내가 먼저 다가가서 따스한 말 한 마디라도 하면 되는데
그렇게 쉬운 일인데,
알면서도 도통 그러기가 힘들다.
이런 침묵은
내 속에 있는 찌질함에서 비롯된
질투와 분노라 생각했기에
스스로를 참 많이 질타했다.
나로 인해서 기분상하는 일도 많을텐데
왜 나는 힘이 되어주지 못하고
어른스럽게 굴지 못할까 하는 생각도 많이 했다.
그런 나쁜 내 모습으로
내게 마음도 없는 그녀를 괴롭히면 안된다 생각했기에
거리를 두려고 애썼다.
참 인정하기 힘든 사실인 것 같다.
나 없이도 그녀는 무척이나 행복한 것 같다는 느낌을 받는 것은 말이다.
뭐라고 인삿말을 건네야할지도 모를 그런 감정.
그녀를 좋아하기 이전,
아무런 스스럼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건네던 그런 말들은
가면 갈수록 줄어들어버린다.
그 사람이 지금 행복하기에
그 행복을 내가 가져야한다는 그런 생각은 하지 않는다.
허나 참 마음이 허무하다.
지금의 나란 존재가 그녀에게 어떤 의미로 서 있는지를 모르기 때문이었다.
다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 마음속에 한 가지 확고한 다짐을 하게 된다.
예전에는
나를 이해해주고 감싸줄 사람이 나타날 것이라는 바램뿐이었지만
이제는
언젠가 나와 사랑할 사람에게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겠다는 다짐을 한다.
내가 그 사람을 이해해주고 감싸줄 준비가 된 사람이면 좋겠다는 그런 다짐을.
그래,그 누군가가 될 사람은
정말 내게 사랑받아 행복했으면 좋겠다.
지금은 그저 그렇게 힘들어하고
희망을 가지고 다짐을 하는 일을 반복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믿는다.
나는 분명 내 손으로 행복을 잡을 수 있을 거라고.
멀리로 여행을 가지만
그렇게 마음이 편하거나 즐겁지는 않다.
그래도 분명히 다녀와서
다시 일기를 쓸 때는
좋은 추억들을 가져오리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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