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꼬마 시절,
나는 우리 동네에서 몇 안되는
슈퍼패미콤(SFC)유저였다.
뭐 돈의 문제나 여러 가지 이유가 있었겠지만
다른 아이들은 대부분 패미콤(패밀리)을 가지고 있었던 터라
부모님들이 새 게임기를 사주는 것을 꺼려하셨고
나는 그 전에는 게임기 자체가 없었거니와
오락실에서도 결코 동전을 넣어 오락을 하지 않고
구경만 계속 하는 아이였기에
어머님이 걱정되시거나 불쌍히 보셔서 옛다 하는 심정으로 하나 사주셨을지도 모른다.
정말 많은 게임을 했었다.
소닉윙즈는 게임팩을 바꾸러 갔다가
할 게 없어서 바꿔왔는데
오는 내내 재미없으면 어쩌지 하고 걱정을 했지만
너무너무 재미있게 했던 기억이 있다.
이유 중 하나는
이 슈팅게임의 음악이 참 좋았다는 것인데
나이 들고 나서 그게 그리워져
슈퍼패미콤 팩으로 나온 게임음악이 이 정도인데
아케이드는 어떨까 싶어
아케이드판 소닉윙즈를 플레이 해 보았다가
나도 모르게 외마디 비명을 질렀었다.
'뭐야 이 씨발것은!'
아닌게 아니라 음악이 너무 개 똥파리 같아서였다.
어떻게 이식작 음악이, 그것도 아케이드보다 훨씬 스펙이 낮은 슈퍼패미콤 버젼의 음악이
월등히 더 좋았는지는 지금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왜냐면 게임팩의 용량 대부분은 음악이 차지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훨씬 낮은 용량으로
월등히 좋은 사운드를 창조한 이식팀에게 경의의 찬사를 보낸다.
특히 좋아했던 스테이지는
모스크바와 뉴욕.
두 곳의 배경음을 다시 추억해본다.
모스크바 스테이지의 배경음은 지금 들어도 뭔가 아련하게 닿아오는 게임음악다운 느낌이 있다.
뉴욕 스테이지는 말 그대로 비행기로 뉴욕 상공을 신나게 날아다니는 느낌이다.
옛날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