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극히 개인적인 맛 감상이니 절대 믿지 말것.
선입견을 가지고 우동을 먹으러 가기 싫으면 보지 말것.
이틀 동안 흩어져 있는 다섯군데의 우동집에 들러 우동맛을 보고 오는 일은
생각보다 쉽진 않았다.
차를 가지고 올 걸 하는 후회를 많이 했다.
어쩌면 차로 다녔으면 시간이 더 들었을지도 모르겠지만
발이 피곤하지는 않았을테니...
게다가 우동을 한정된 시간 내에 최대한 먹고 오려니
무슨 푸드 파이팅을 하는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각 가게마다의 맛을 존중하니
남기지 않고 먹고 왔다.
편안한 휴식을 제공하고, 우동 외의 다른 음식을 제공해 준 고잉성님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을 전한다.
1. 야마다야
분당 오리에 위치, 한적한 아파트 단지 안이라 쾌적하고 아늑한 느낌.
육수맛이 훌륭했음. 시원한 멸치 육수에 고추다대기와 시치미를 넣으면 맛의 바리에이션이 풍부해짐.
면의 쫄깃함은 기대보다는 부족했음.
일반 단무지를 쓰지 않고 고급 쯔께모노를 사용한 것이 매우 마음에 들었음.
친절이나 위생 면에서는 딱히 차별성은 없었음.
에피타이져 형식으로 롤과 샐러드 제공.떡진 밥으로 롤을 해줬다.
2. 오사야
용인 수지에 위치, 아파트 상가 밀집지역에 있음.
오사카 스타일을 표방했는지 오뎅튀김을 고명으로 줌.오뎅튀김이 꽤 맛남.
튀김류 전반이 먹을만했고,메뉴의 다양성 면에서도 훌륭함.
티비나 기타 매체에 제법 등장해서 유명세가 있음.
면의 쫄깃함이나 탄력은 야마다야와 비슷하나 면발의 굵기 면에서도 그렇고 씹는 맛이 조금 떨어졌음.
근방 상권의 야마다야를 의식해 롤과 샐러드를 제공하는데 별반 차이는 없음.
인테리어는 실용적이긴 하나 고객들이 보기에 썩 마음에 드는 스타일은 아님.
조명이나 기타 장식 등이 부족함.다만 주방은 깔끔했다.
육수의 간은 적절하나 깊은 맛을 느끼지는 못했다.
특별한 절임류를 사용하지는 않았다.
3.니시키우동
이태원 제일기획 건물 근방.
인테리어가 상당히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
주방도 깔끔하고 조명도 적절하다.
심심한 듯 하지만 깊은 풍미를 내는 육수를 만들어 만족스러웠다.
면은 심플하고,쫄깃함이나 탱탱함은 평균치 정도.
다만 깊은 맛이 있다.
우동과 같이 나오는 주먹밥은 우메보시 가루를 넣어 단순하지만 맛이 좋다.
절임류는 압축단무지 사용. 맛은 그럭저럭이다.
네티즌들이 극찬하는 업장으로 유명하다.
가격 면에서는 근처의 이태원 음식점들처럼 부가세 미포함 가격을 명시해놓아
혼란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고, 비싼 편이다. 기본 미역 우동 한 그릇에 8500원이라는 가격은 부담스러움.
4.댕구우동
홍대 근방 위치,매장이 넓고 쾌적하다. 사장이 매장건물 주인.
인테리어는 평균적인 목조 스타일이고 약간 산만한 경향이 있다. 조명이나 기타 문제는 없음.
튀김류는 가라아게만 먹어 보았는데 기름이 적게 배고 맛은 좋았다.
적절한 온도에서 잘 튀긴 튀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손님이 붐빌 시간인데 넓은 매장에 손님이 없어 조금 당황.
우동은 매우 스탠다드하다. 사누끼 우동이라기보단 일반 우동에 가까운 모습임.
다만 육수는 간장맛보다 멸치맛이 더 진하게 느껴져 나쁘지 않았다.
절임이나 반찬 등은 일반 우동집과 다를 바가 없음.
에피타이져나 디저트 등을 제공하지 않음.
가격이 적절해 간편하게 식사하기에는 참 좋다.
런치메뉴 덕에 가격이 절약됨.
5.가미우동
홍대 입구 마포구 평생학습관 맞은편에 위치,찾기가 쉽다.
가게는 홍대 부근 특성상 좁고 테이블 수도 적으나, 그 덕에 손님이 꽉차 보여 인기가 좋다.
점심 피크타임이 약간 경과했음에도 줄을 서서 먹어야 했다.
인테리어는 심플하고 깔끔해 일본라멘집같은 분위기를 연출한다.
에피타이져로 샐러드 제공, 간장소스인데 특별히 맛있지는 않았다.
잘게 썬 김을 붙인 주먹밥은 같이 먹으면 맛난다.
붓카케우동을 시켜 먹어보니 면의 찰짐이나 탱탱함은 찾아가 본 다섯군데 중 제일 나았다.
굵기도 적절해 식감이 좋다. 배 부른 상태에서 먹었는데도 물리지 않고 다 먹었다.
튀김옷을 잘 만든다. 튀김류 맛이 상당히 좋고 우동과 잘 조화된다.
튀김실력이 꽤 있는 모양임.
절임류는 셀프로 퍼는 사각단무지인데 그냥 일반적인 사각단무지와 같다.
대부분이 여자 손님이란 점이 긍정적이면서도 조금 아쉬웠음.
직접 면을 뽑아 사누끼 스타일로 조리하는 우동집 다섯 곳을 들러보니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의 실력도 매우 훌륭한 수준임을 느꼈다.
이 정도면 충분히 이곳에서 실력을 쌓는 보람을 느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언젠가 내 가게를 열면 좋은 점은 받아들이고 나쁜 점을 개선하겠다고 결심한 여행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