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 극장에서 '광해'를 보았다.
간만에 영화관에 가서 영화를 보니 좋았다.
중전 역할을 맡은 한효주가
굉장히 남자의 심금을 울리는 연기를 했다.
한효주가 광해가 세자일 때의 추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짓는 장면이 있었는데
몹시도 마음이 흔들렸다.
'그래,나였어도 저 여인의 간절한 바램을
결코 지나칠 수 없었을게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으면
결코 다른 것을 선택하지 못하는
그런 인간이 되겠구나 싶었다.
그릇이 큰지 작은지야
내가 판단할 문제는 아니지만
어쩌면 나는 그렇게 살 수 밖에 없는 인간이라는 생각이 드니
이상하게 눈물이 났다.
좋은 지도자,
훌륭한 사업가,
인자함을 가진 지식인...
되고 싶은 건 참 많았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어쩌면 고작 한 사람만을 사랑하는 일 정도밖에 안 되겠구나 싶으니
그게 안타까워서 눈물이 났는지,
아니면 지금 내 모든 걸 쏟을 수 있는 사람이 없어서 운 건지
그건 나도 모르겠다.
아니, 어쩌면 세상 무엇보다 그것이 가장
힘들고 험난한 길이란 생각이 들어 무서워 울었을지도 모르고.
영화가 끝날 때까지
자꾸 눈물이 났는데
친구가 굉장히 의아해했다.
'니 울 줄도 아나?'
그동안 그렇게 보였구나...ㅎㅎ
무슨 말을 하겠는가.
그저 친구 바라보고 씩 웃었다.
에고...
항상 웃기로 약속했는데...
그래도 힘들어서 운 거 아니니
내 자신에게 한 약속을 어긴 건 아닐거라
그렇게 위안을 삼았다.
얼마전에 간첩봤는데 옆에 커플이 껴안고 별별짓을 다하는데 참...
자신과 약속 지키기는 너무 힘들어요,,ㅎㅎ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