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정하고 반응이 없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주방에서 일하는 형들이
'닌 우째 뭘 먹어도 딱히 감흥이 없노?'
난 무지 맛나게 먹었는데도 그렇게 보이나보다.
프랑스 사람들은 맛있게 먹으면 껌뻑 죽는 시늉을 한다는데
그냥 맛있는 거 먹고 흐뭇한 기분 들면
그게 다른 사람들한테 당연히 전해지지 않는가 싶어
막 호들갑떨고 그런거 왜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
매사가 그런 편이다.
옆에 있어서 행복해 미치겠는데도
그 사람은 그렇게 안 보였다든지.
진짜 화가 나서 분노 폭발 직전인데도
친구들은 눈치 없이 자꾸 옆에서 까불기도 하고...
반응이 좀 약한 모양이다.
가끔은 그래서 상처도 받는다.
의사 표현을 흐리멍텅하게 하는 것도 아니고
왜 내가 그 사람들 기호에 맞춰 반응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도 좋았거나 나빴거나
그때그때 느낀 기분은
나만의 것이 아니던가.
그게 제일 소중한 거라 생각하면
잠시 고민해 보다가도
그냥 웃고 만다.
이런 나라도 이해해주고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주위에는 또 있으니까.
기죽지도 않고
진심을 몰라주는 사람들을 원망하지도 않는다.
차갑게 보이고 둔감해 보일지라도
나한테는 분명 누구보다도 뜨거운 열정이 있으니까.
내 그런 모습을 알아주는 사람을
언젠가 꼭 만날거라 생각하면
너무 낙관적일지도 모르겠으나
나는 그렇게 확신하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