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元大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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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 생각 많은 날 (2) 2012/11/08 AM 12:46
주방에서 튀김 파트를 맡고 있는데
아직 서툰 터라 가끔 튀김기름이 손에 튈 때가 있다.
그래서 이곳저곳 상처가 났다.

난 손이 참 고운데, 고생 안한 손처럼.
손만큼은 곱게곱게 아껴서
나중에 사랑하는 사람이 내 손 잡으면
내 이것만큼은 잘 간직했다고 말하고 싶었는데......
이런 되도 안한 생각땜에 조금 우울했었다.

점심에 사장이 모 호텔 일식당 주방장 아저씨를 모시고 왔다.
보통 주방일 오래 한 사람들은 험한 일을 많이 겪는터라
깡패같이 인상이 험악하거나 포스가 좔좔 흐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분은 참 순박하게 생겼다. 정겨운 전라도 사투리 때문에 그렇게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각종 채소 튀김 만드는 법과 초밥 쥐는 법을 가르쳐 주시는데
너무나 멋진 것이었다.
그냥 편안한 자세로 자연스럽게 칼질을 하고
가벼운 손목놀림으로 튀김옷을 묻혀 기름에 집어넣고
멋지게 초밥을 잡았다.
그러면서도 내게 튀김하며 다치지 않는 법까지 가르쳐 주셨다.
그 모습이 같은 남자지만 정말로 섹시해 보였다.
본래 저런 능숙한 모습에 감탄해 요리를 취미삼아 했던 건데
실제로 눈앞에서 보니 정말 멋졌다.
이 일을 배우기 잘 했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집에 가는 길에 지하철 맞은 편의 예쁜 아가씨를 바라보았다.
문자를 보내며 연신 빙그레 웃는다.
아마도 남자친구거나 좋아하는 사람이 재밌는 문자를 보내나보다.
나는 문자 주고받는 걸 무척이나 귀찮아 하는데
좋아하는 사람이 문자 보낼 때는
동구밖에서 손주 오길 기다리는 할매할배처럼 반가웠었다.
그 때는 나도, 저렇게 흐뭇한 웃음을 지으며
문자 답장을 보냈을까?
그런 생각이 문득 들었다.

아...오늘은 너무나 많은 생각을 한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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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_    친구신청

튀김 심하게 튀는 날은 요것들이 천장까지 튈때도 있으니 조심하세요ㅠㅠ

次元大介    친구신청

구름 _ // 고맙습니다. 안 다치게 조심히 하고 있습니다. 조바심만 안 내면 되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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