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후보 티비 토론회라는 걸 저토록 재미없게 하는 사람들은 첨 봤다.
우리나라처럼 대통령에게 상당한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나라는
대통령이 무지 중요하다.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향후 5년간-혹은 그 이상의 기간 동안-
내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야 하는지를 가늠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 아무리 내가 관심을 껐어도
저런 건 봐줘야지 싶어 티비를 켰는데
진짜 뭔 소리를 해샀는지 귓구멍에 한 마디도 안 박혀서 걍 방으로 돌아갔다.
여자친구 있었으면 걍 티비끄고 같이 술이나 뭐 먹으러 바로 나갔을 것이다.
누가 되도 상당히 재미 없는 5년이 되겠구나.
이 생각이 들었다.
3명이 토론하지만
실질적으로는 2명의 경쟁구도라 친다면
최소 한 명만큼은 상대방의 저열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논리에
명확한 반박은 할 수 있어야 한다.
내 비록 정치판에 잠시나마 몸을 담았지만
도저히 내가 있었던 쪽 정당 사람도 칭찬을 못해주겠다.
지난 총선 때 시시껄렁한 박사 나부랭이들이 써준 공약에 약간 살이나 붙여
그대로 외어 온 수준이라니...
난 차악을 뽑는다 내지는 뽑기 싫은 후보를 거른다는 의미에서의 투표는
사실상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최악의 결과를 맞이할 수는 없지만
정말 괜찮은 사람을 내 손으로 지지하고 가려내야 의미가 있는데
이번 대선은 참 어처구니가 없다.
여야를 막론하고 완전한 파워게임으로 시작하여
파워게임으로 끝을 내니
이건 무슨 그냥 짱센애들이
주위사람들이야 어떻든간에
내가 너희 조직을 박살내고 봐야겠다는
일진들 싸움 보는거 같다.
민주통합당 내지 기타 야권을
새누리당의 압도적 승리로 밟으면
물론 이명박 정권 +5년이겠지만
민주통합당이 이긴다한들
안철수원장과의 지긋지긋하던 눈치보기,패권다툼,자리 나누기 협의...
아, 무슨 이런 재미없는 선거가 있나 싶다.
성질같아서는 이따위 투표 안 하고 싶은데
내 북한 세습정권처럼 누가 또 정권 세습하는 꼬라지는 도저히 보기 싫어서
투표장에 간다. 그것뿐이다.
이번 토론을 통해 참으로 이 나라에 보탬이 될 인재가 없음에 실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