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인간의 정신은 전 세계 인구의 존재보다 복잡한 것이라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심적으로 깊은 아픔이 있을 때,
그것을 고쳐준다는 생각,치유...함이란 얼마나 무모한 것일까?
내 생각으론 그걸 고치려하는 마음은 훌륭하지만
아마도 결코 실현할 수는 없을 것이라 본다.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라고 했나?
침대 길이에 맞춰 짧으면 늘리고 길면 자른다는
그리스 신화의 그 침대말이다.
인간의 마음은 그 침대에 맞춰 자르고 늘리듯
물리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다.
내가 하는 일로 비유하자면
물과 밀과루와 소금이 섞여
반죽이 만들어지듯,
멸치와 건어물들과 다시마가 섞여
국물이 만들어지듯,
태초부터도 알 수 없었고
미래에도 알 수 없는
어떤 만남들,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그 기묘한 시작들이
자신을 아프게 하기도 하고
아픔을 낫게 하기도 하는 것 같다.
나는 여태껏 내가 경험한 인간관계의 상식이라는
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로 사람을 자르고 늘렸을까?
다른 사람뿐 아니라 내 자신마저.
이런 생각이 자꾸 들기도 하지만
그저 자책으로 매사를 임하고 싶지는 않다.
음식의 그 오묘한 조합처럼
사람은 때론 알 수 없이 섞이고 섞여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낼테니까.
나는 분명
내가 생각하고 있는 것보다
훨씬 더 사랑스럽고 매력적인 인간일지도 모른다.
맛있는 반죽처럼 누군가에겐 정말로 소중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렇게 섞여들어가고 싶다.
혹시 작가신가요?
흡입력있게 후딱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