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때부터 항상 걱정하던 게 있었다.
크면...
영화에 나오는 어른들처럼 크면
많은 것을 잃어버릴 것 같았다.
자연을 보고 뛰놀고 느끼고
사람 하나하나를 볼 때마다 느끼는 재미,
길을 걸을 때마다 보이는 것들에 대한 흥미,
매일매일 새로운 삶을 살아가는 즐거움...같은 것들을 말이다.
헌데
오히려
지금 나이가 되니
어릴 때보다
모든것이 더 내게 와닿는다.
혼자 '늑대아이'란 만화를 보다
문득 깨달았다.
만남, 사랑함, 섹스, 자식에 대한 부모의 마음
자연, 호기심, 성장, 독립, 헤어짐
우리 삶에 녹아있는 모든 것들을
나는 예전보다 훨씬,
정말 더 깊이 느끼고 있다는 것을.
어릴 때, 그러려니 했던것들이
이젠 피부 속까지 혈관을 도는 피처럼
하나하나 와닿고 이해가 되었다.
그렇지.
만화든 영화든
애초에 나랑 비슷한 삶을 살고
그런 삶을 바라보는
어른들이 만들어내는 거니까.
아무래도 아이보단 어른이 훨씬 공감하는 거겠지.
어릴 때의 나는
무엇을 봐도
가슴 속으로만 생각했지 말을 꺼내지 않는 아이였지만
지금은...
무엇이든 얘기하고 느끼고 표현한다.
이젠 남자가 우는 것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웃는 것을 꺼리지 않는
그런 나이가 되었나보다.
다만,
인내심이 부족해진 것 같다.
예전이었으면 더 참고
더 기다릴 수 있는 것들에
민감해져버리고
바로 반응해버리고
섣불리 결정하고...
조금은 어릴 때의 나를
본받고 싶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