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안다.
꿈에 또 나올 거라는 것을.
또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을거란 것을.
그렇게 눈이 마주칠 때,
내가 느끼는 감정은 행복하고 흐뭇한 것이 아니라
중요한 시험날 늦게 일어나 발을 동동 구르는 사람처럼
심장이 덜컥하고 내려앉아 버리는 심정이란 것을.
쎈 놈처럼 보이려고
아무렇지도 않은 듯 열심히 지껄이고
괜히 여유로운 척 웃고 있을 거란 걸.
그 사람은 누군가와 함께
그런 것쯤은 다 안다는 듯
또 그렇게 나를 꿰뚫듯 쳐다보고만 있다가
흥미를 잃었다는 모습으로 어느새 다른 곳으로 시선을 돌렸다.
가지 못하는 벽이 있어
나는 잠시 맴돌았다.
정신 차려야지.
이젠 이러면 안돼.
눈을 감았다 부릅떠보니
집이구나...
꿈을 꾸고 나니
진심으로 일하러 가기 싫다.
제발 오늘같은 날은
집에만 틀어박혀 있고 싶다.
그럴 순 없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