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겁게 끓어오르지 않아도 좋고
매일매일 죽고 못살아 서로를 찾아 헤메지 않아도 좋다.
서로를 다 알고 시작하는 만남이야 어디 있겠느냐만
몰라도 좋으니 찬찬히 바라볼 수 있는 인연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일 년,이 년을 만나 사랑하고 헤어지는 만남도
나름의 장점은 있을 것이다.
그런 만남도 물론 영원을 약속하겠지만
자신의 옆에 있는 상대가 점점 버거워지고 힘들어지면
참 슬픈 일이잖는가.
난 늘
지속 가능한 만남을 원했다.
오늘 나를, 상대방을 보고
큰 감동을 느끼지 못하더라도
내일은 또 다른 모습을 보고 즐거울 수 있는
희망을 가진 삶 말이다.
인간사야 순간순간의 판단을 통해
관계를 형성할 수도 깨버릴 수도 있겠지만
좋아하는 사람만큼은
천천히...계란을 뜨거운 물에 살살 굴리듯
고구마에서 잎이 자라는 걸 보듯
우동 면이 끓는 물에서 익어가는 걸 보듯
인내심과 책임감을 가지고 보고 싶었다.
우리 사람들은
섣부른 판단으로
서로를 너무도 쉽게 놓쳐버리는 경우가 참 많지 않은가.
뭐든 서두르면 폐해가 생길 수 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발전이 그렇듯
인간이 만들어나가는 것은
시간에 쫓기면
놓치는 게 너무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