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잘 안 우는 아이였다고 한다.
젖달라고 울지도 않아서
아버지께서는 혹시나 모자란 아이가 아닐까 싶어 걱정을 하실 정도였으니.
걷기 시작하고 사물에 관심을 가지는 나이에도
세상일에 별로 감흥이 없어 보였단다.
그런데,말을 배우고 티비를 볼 때 즈음에
한 번 크게 운 적이 있다고 한다.
플란더스의 개 마지막 장면을 보고
그렇게 서럽게 울더란다.
어머니 품에 안겨서 엉엉엉 울었다 한다.
파트라슈가 네로를 찾아와서 같이 잠이 드는 모습이
저 밝고 예쁜 오프닝 노래와 너무 달랐기 때문이 아닐까?
어쩌면 그게 내가 살아가야할 세상의 모습이라는 걸
처음 깨닫았기 때문이 아닐까?
굳이 그런 심오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난 파트라슈를 너무 좋아했다.
저런 개가 내 곁에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던 기억은 난다.
아직도 나는 아무리 슬픈 일이 있어도
엉엉 소리내어 운 적이 거의 없다.
인생에 있어 정말 큰 일이 아니면 그런 적이 없었다.
우는 게 부끄러워 그런 건 아닌데
그냥...
그럴만큼 뭔가를 느껴본 적이
잘 없어서 그럴지도 모른다.
여튼, 마지막 장면은 아직 봐도
눈시울이 붉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