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참 신기하다.
워낙 비를 좋아하니
오라고 오라고 생각을 한다만은
날씨를 조종하는 사람도 아니고
오라고 해서 오진 않는다.
하지만,
무언가가 지독하게 그리울 때
조금 지쳐 마음이 깃들 곳을 찾을 때
생각지도 않은 타이밍에
희한하게 하늘에서 내려온다.
어떻게보면 망상이지만
내가 힘들 때면 비가 온다.
아니 와 준다.
올거냐고 물어보지도 않았고
와 달라고 부탁한 적도 없다.
그런데도
몹시 그리울 때
희한하게도 내 앞에서 내리고 있다.
갑작스런 빗방울에
물고 있던 담뱃불이 꺼지면 어떠랴
와 준다는 것만으로도 고마운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