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부터 친했던 여당에 몸을 담은 형을 만나
최근에 윤창중 사건이 이슈가 되고 하니
그것에 대해 이리저리 이야기를 했다.
나름 청와대생활도 했던 형이라
이야기를 자세히 해 주었다.
특유의 외교적인 말투로 빙 둘러 말하며
자세한 부분은 간접적으로 말했지만
대부분 생각하고 있던대로였고
당에서는 그 인턴 아가씨가 윤창중을 노렸다는 생각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아니 형님 그건 그 부분을 따질 것이 아니라
공무 중에 그것도 엄연히 출입이 통제되는 시간에
공무원이 근무지이탈해서 술쳐먹고 여자 건드린 게 문제 아입니까?
아무리 형님 몸담고 계신데지만 그런 식 생각은 위험하지요'
뭐,자기 생각이 아니라 당의 생각이라는데 그건 좀 비겁한 변명이고.
생각해보면 그 소리,
요새 트위터로 뻘글 싸지르는
어떤 똥듣보가 하는 소리랑 일맥상통한다.
그 인턴 아가씨는 친북좌빨 커뮤니티에서 키운 첩자라고.
그 똥듣보가 그런 소릴 했지 아마.
지가 한참 학생운동 많던 시절에
무슨 꼴을 봤는지는 모르겠는데
그 처자가 무슨 일본 전국시대 쿠노이치나
나치 치하의 레지스탕스 스파이도 아니고
어린 나이에 나름의 꿈 가지고 인턴생활을 지원했을 사람인데
그 '친북좌빨 커뮤니티'가 이런 일을 대비해서
그 아가씨를 어릴 때부터 미리 첩자로 육성했단 말인가?
정상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이라면
세상 부끄러워서라도 할 수 없는 생각과 말을
당당하게 공개적인 사이트에 쓸 수 있다는 건
참으로 무서운 일이다.
개인적인 입장에선 인터넷이든 언론이든
저런 식의 생각을 당당히 외치고 다니는 남자들이 있다는 것이
윤창중이 여성을 추행했다는 것 보다 더 무서운 일이라고 생각된다.
솔직히 나도 남자니까
야한 것 좋아하고 섹시한 처자보면 헑헑대는 범부이지만
여자가 나 헑헑대라고 태어난 생물도 아니고
남자의 옵션쯤 되는 역할을 하기 위해 태어난 것도 아닌데
인터넷 공간에선 너무도 쉽게 여자를 폄하한다.
흔히들 하는 말
'여자는 개념이 없으니 여자도 군대 갔다 와야한다.'
'여자들 중에 남자 등골 빼먹고 이용하는 여자 너무 많다. 퍼킹 김치X'
'냄비','빨통','젖 어쩌고저쩌고'
많은 남자들, 이런 말 여자들이 보던 말던 인터넷에서 너무 쉽게 쓴다.
개념없는 사람은 여자든 남자든 세상천지에 널렸고
군대 갔다오니 개념잡히고 사람된다는 말은
선생한테 맞아야 사람된다는 말이나 다를 바가 없는
타율적이고 노예근성 넘치는 생각이다.
실제로 그러면 공익근무자나 면제자 제외한 대한민국 남자는
전부 훌륭한 인간성을 가지고 있어야지,그런데 어디 그렇던가.
여자가 인생을 바라보는 관점과 남자가 바라보는 인생관이 서로 다를 뿐.
사람은 사람이다.
이런 식으로 아직까지도 여자에 대한 오해와 왜곡으로 가득찬 시선들이
우리 사회에 너무 만연해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의식하기는 커녕
여자들이 성적 매력을 가지고 남자를 홀린다는 식의
거의 원시 수준에 가까운 발상들이
인터넷에서,사회에서 만연하게 넘쳐나는 것은
참으로 슬픈 일이다.
그렇다고 그런 사람들이 여자를 애초에 존중했냐면 그렇지도 않다.
저 똥듣보를 보라.
20대 초반의 파릇파릇한 새싹을
순식간에 몸 팔고 나라 파는 계집으로 몰아버리지 않는가.
그 아이는 어차피 미국 국적인데...
우리나라 여자가 우월한 위치라고 생각하면 참 오산이다.
남자 이용하고 돈 빨아먹는 애들 많다고?
남자보다 사회생활 하기 좋은 여건에서
남자만큼 제대로 된 수당 받는 사회면
알아서 줄어든다.
남자도 여자 등골 빼먹는 놈 수두룩하다.
그런 여자만 보려고 하니까 세상이 그렇게 어두워 보이는거지.
여튼,생일에 쓸데 없이 긴 생각을 해서 슬프지만
보고 있으려니 왠지 분통이 터지는 건 어쩔 수 없는 노릇이다.
그 나라의 정치,문화,사상의 수준은 뭐다?
ㅇㅇ 국민의 수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