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역지사지란 말을 참 쉽게도 한다.
그리고 착각한다. 내가 남이 되어서 생각하는 편이라고.
예전에 고등학교 교감선생이 역지사지에 대해 이렇게 말했었다.
'니 내 되봐라가 아니라 내가 니 되볼게' 하는 마음이 역지사지라고.
참으로 건방지고 우습게도
난 내가 꽤나 그러할 것이라고 자만했다.
내려오면서
'니'가 되어보려고 애를 많이 썼다.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며...
아직도 모자라구나
너무 모자라구나 나는.
타인의 입장에서 나에게 주었던 것들만 생각한 것이 아닐까.
그것이 좋은 것이든 나쁜 것이든.
내가 주었던 것들을 먼저 생각해야 하는데.
그게 쉽지가 않았다.
나쁜 마음들을 마음의 거름종이로 걸러내고
아무 불순물도 없는 객관적인 시선 자체로
다른 사람이 어떤 마음으로 생각하고 지내왔는지...
누군가의 충고가 없었다면
또 잊고 살았을 그런 것들.
충고가 없어도
항상 바른 몸가짐처럼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었어야 할 소양.
나는 노력해야 할 것이 너무도 많구나...
하나 둘 쌓이는 마음의 오해 속에 우리는 하나도
서로를 이해하려고 하지 않은 거야 하나도
꿈에서 꿈으로 마음이 전해지면 좋을텐데.
미안해 몰랐어 나를 향했던 뜨거웠던 마음따윈 하나도
비오던 날 밤에 날 보던 눈빛에도 비추지 않았었잖아.
내게도 조금은 보여주면 좋았을텐데
그런 맘 나도 알았었다면
그런 맘 내게 열었었다면
하나 둘 어긋난 단어의 선택 속에 우리는 하나도
서로를 이해할 수가 없던 거야. 그랬던 거야
그래서 몰랐어 나를 향했던 안타까운 마음따윈 하나도
말해도 웃어도 어쩔 수 없던 거잖아.
아무리 생각 해 봐도 상처는 싫었어 어쩔 수 없는 거잖아.
그렇게 아무 것도 모르니? 그렇게 아무 것도 몰랐니?
몰랐어 하나도
모자란 덕후는 또하나 배우고 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