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면 처음만큼 어려운 게 없다.
뭐든 그렇다.
사람을 대할 때,
처음 생각했던 좋은 마음
처음 발견했던 그 사람의 장점
처음 만나 했던 이야기들,사건들
처음에 가졌던 배려심
처음은 일종의 무심(無心)과도 같아서
오히려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상대방의 그 자체를 바라볼 수 있도록 해 준다.
물론 선입견이 작용할 여지도 많겠지만.
그렇게 생각해보면 인간관계란
오히려 정이 들고 그 사람을 알면 알수록
더 어려워지는걸지도 모른다.
나는 잘하고 있다 생각했으나
눈치보고 기대하고 불만을 가지고
그런 것들이 쌓이다보면
예전보다도 오히려 관계를 쌓는 것이 너무나 어려워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이면
타인에게 깊이 다가가려 하지 않는 것 같다.
아니 어쩌면 그런 걸 무서워하는 걸지도 모른다.
상대의 내면에 다가가
내가 보려 하지 않았던 것
내가 보고 싶어하지 않았던 것까지 보고
그것까지 좋아하는 것은 사실 너무도 무서운 일이다.
단 한 번이었다.
그 무서움을 알면서도 다가가 본 것은.
멍하니 창문으로 아래를 바라보다 문득,
나는 오히려 누군가를 더 알고 싶고 더 같이 있고 싶어하면서도
그 마음이 오히려 다가가지 못하고 감싸지 못하는 방향으로
그렇게 흘러가 버렸던 게 아닐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자유로운 마음으로 서로 만나야한다 생각했던 나는
오히려 상대를 속박하려 하진 않았을까
그런 반성이 필요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