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눈으로 덮여있던 작은 들판에
이름모를 꽃이 움을 틔운 적이 있다.
눈보라가 치던 겨울에 핀 꽃이라
눈에 덮여 꽃이 있는지 없는지
사람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한 해가 가고
또 한 해가 가고
그 이듬해에도
그곳은 그냥
눈이 덮인 작은 들판으로
그렇게만 여겨졌다.
그러나
작게 움튼 꽃은
눈에 덮여 있어도
숨을 죽이고
눈 속에서
어렵게 틔운 싹을
야무지게 감싸고 있었다.
이름모를 들꽃이나
누가 그것을 하찮다 여기랴.
눈이 덮인 작은 들판이
이름모를 작은 꽃이 핀 들판으로 바뀌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