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내내 소일거리로 산책하며 밤하늘을 보았다.
달은 어찌 그리도 무심할 정도로 밝고 크던지...
보며 큰 한숨을 쉬었다.
생각해보면 저렇게 밝은 달을 보며
옛 사람들은 경외를 가득 담았을 것이다.
달은 단순한 위성이 아니었을 것이고
달의 빛은 태양을 가리면서 내는 단순한 반사광이 아니었을 것이며
달의 자국도 단순한 지형의 일부가 아닌
저마다의 사연을 가진 신비한 존재였을 것이다.
별 또한
그냥 지구에서 멀리 떨어진 광물
덩어리가 아니라
각자의 별마다 제각각의 이야기를 가지고
사람들의 가슴에 반짝이는 사연을 만들어주는 스토리텔러였을 것이며
먼 길을 여행하는 방랑자들의 길라잡이었고
연인에게는 아름다운 무대이자 슬픈 이의 눈가에서 반짝이는
보석이었을 것이다.
비는
수증기가 기화하여 밀도가 높아지면
액체화되어 떨어지는 현상이 아니라
하늘과 자신의 비밀스런 이야기이고
그리운 이들에게 그리움을 전하는 편지이며
떨어지며 나무 풀과 속삭이는 사랑얘기였을지 모른다.
언제부터 우리는
그런 것들과 거리를 두고 살게되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