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묵는 원룸에는
나와 함께 일할 녀석이 같이 산다.
처음엔 장난꾸러기인줄만 알았던 녀석이
실제로 만났을땐 진중하고 무게감있었다.
난 이 친구가 처음으로
따로 보자 연락한 날을 기억한다.
졸업했던 대학교 근처
막걸리집에서 술을 마셨다.
늘 보던 녀석이었지만
둘이서도 보고 싶어
먼저 연락을 했다는 점이
참 기뻤다.
말수가 적은 녀석이
신나서 나에게 뭔가를 떠들면
괜시리 흐뭇하고 좋았다.
나랑 일을 하고싶다고 말할때도
이 녀석은 허튼 소리를 잘 안하기에
그저 어린날의 치기로 몰지 않고
진지하게 받아들이기로 결심했다.
평소엔 무뚝뚝하니 말 없는 우리지만
이따금 하는 진지한 이야기가 참 좋다.
서로 진심으로 걱정하기에.
군더더기도 없고
주는 마음에 에누리도 없어 더 좋다.
옆에서 드르렁드르렁 코를 골며 자는 녀석을 보면
꼭 가게를 잘 꾸려서 더 나은 미래를 보여주겠다는 다짐을 한다.
물론 나는 내 옆에서 코를 골며 자는 사람이
여자친구였음 좋겠다 잠시 생각했지만
이 녀석이 아침에 잠을 깨
내 마이피서 이 글을 보기 전에는 비밀로 해야겠다.
섭섭해하면 안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