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만에 사서 피운 모기향
여름의 냄새
먼 손님처럼 아주 잠깐
내렸던 비가
이렇게 조용히 사라진 밤에
옛 추억의 냄새를 맡는다
나리는 비를 보며
처마 아래서 뜯어먹던
노란 옥수수 한 알 한 알
물빛마저 회색이 된
동해안 이름모를 길에서
피우던 보랏빛 담배 한 모금
따뜻한 홍차
피아노 소리처럼
하릴없이 튕기던
비내리는 창가에서
조용히 짓던 미소 한 소큼
하얀 잿더미가 자박자박
접시에 쌓여나리면
추억 하나씩
소복소복 떠오르는 밤
한 편의 시인줄 알았네요
우앙.. 초여름의 감성이 물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