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유독 막걸리를 좋아한다.
청주와 같은 맑은 맛도 없고
소주와 같은 화끈한 맛도 없지만
묵 한 접시를 시켜 묵과 함께 입에 탁 털어넣을때의
그 오묘한 맛이란!
빈대떡과 함께 한 사발 마시면
그냥 먹어도 맛있는 빈대떡의 돼지기름 맛이
두 배가 된다.
시켜놓은 안주를 다 먹어도 걱정이 없다.
멸치에 고추장을 툭 찍어
한 사발.
양은 주전자에 사이다를 섞어
휘휘 저은 다음
또 한 사발.
먹어도 먹어도
맛이 나는 술이다.
이백의 '月下獨酌' 중에 이런 부분이 있다.
已聞淸比聖 옛말에, 청주는 성인과 같고
復道濁如賢 탁주는 현인과 같다고 하였네.
賢聖旣已飮 현인과 성인을 이미 들이켰으니
何必求神仙 굳이 신선을 찾을 거 없지.
아... 막걸리는 정말로 신선의 술이다.
단, 막걸리 많이 마시고 대중교통 이용하지 말자. 냄새난다.
허나 이 녀석 사람체질을 고르더군요-ㅅ- 전 이 녀석을 한대접 이상 마시면 그때부터 속이 따끔따끔 뜨거워져서 많이 마시질 못합니다.
부드러워서 잘 넘어가는게 참 좋은데 그게 또 문제인 듯. 처음 맛보는 녀석들은 이 술이 술술 잘 넘어간다고 술술 넘기다가 술에게 먹혀 뻗어버릴 정도니까요. 이거 근 10도나 될 정도로 나름 도수 있는 술이니... 여하간 맛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