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서울 생활 때의 음악들
트리스테자는 여러 가수가 부른 보사노바의 명곡이지만
난 특히 이게 좋다.
공부와 할 일을 마치고 해질녁 돌아가는 강남대로.
이 음악과 함께 집으로 돌아갔다.
무더운 서울의 여름.
빌딩 숲을 걸으며 이것저것 맛난 것을 찾아다니고
도시라는 큰 놀이터에서 여태껏 보지 못한 것들을 보던 시절.
이 음악처럼 서울은 내게 커다란 보너스 스테이지였다.
서울에서 난 늘 혼자였다.
친구도 한 명 안 만들고 대화할 상대도 없이 오로지 나 혼자만의 세계를 즐겼다.
이 노래처럼 누군가 나를 겁내지 않고 다가오길 바랬던걸까.
버스 안에서 해 지는 한강을 바라보는 때,
그 유쾌한 순간들.
2. 가장 힘들었고 즐거웠을 때의 음악들
루리웹 친구들의 권유로 시작한 게임, 던전 앤 파이터.
첨엔 '뭐야 이 쌈마이는'이란 생각으로 시큰둥했으나
이 음악을 듣고 나서 흥미를 느껴 버닝했다.
좀 안타깝고 분한 일도 많았으나 하는 동안 꽤 즐겁게 했다.
이 노래는 글쎄...이리저리 사연있는 노래다.
어떤 일로 나는 삶에서 정말 중요한 두 명을 잃게 되었다.
너무나 상심이 컸고 분노와 허탈감에 삶의 목표를 잃었다.
몸과 정신 모두 엉망이 되어 매일매일을 보내다
겨우 용기를 내어 그들에게 연락을 했고
화해한 것이 너무 기뻐서
그들이 잘 되길 원해 올렸던 곡이다.
다시 올라온 서울.
세상 일은 내 생각같지 않고
사람의 인연 또한 내가 바라는 대로는 결코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던 때이다.
마음은 죽을 때까지 성장을 멈추지 않는 나무처럼 나날이 커져 갔지만
결국 내게 주어진 것은
그 마음을 죽여야 하는 것이었다.
3. 언제나 좋아하는 곡들
군대 시절부터 내가 가장 좋아했던 곡.
누군가를 한참 좋아하고 있을 때,
혹은 사랑의 꿈에 부풀어 있을 때,
박혜경의 달콤한 목소리가 나를 더 꿈꾸게 해 준다.
예전 어느 날
서울역 한 귀퉁이에서 들리는 멜로디
가사 한 부분도 제대로 듣지 못해
음만 기억하다가 몇 년만에 찾아낸 곡.
그래서 더 각별하다.
뷰렛의 노래는 정말이지 운전할 때 틀기 딱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