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래 싫어하는 계절 없이 4계절이 다 좋았다.
그런데 몇 년 전부터는
가을이 싫어졌다.
하늘은 구름 한 점 없이 높고
한없이 푸른 생명력을 자랑하던 나무와 풀은 시든다.
인간따위가 나오기도 훨씬 이전부터 존재했던 생명들도
이토록 유한하고,드높은 하늘에 비하면 이다지도 작은데
수많은 인간 중 나라는 작고 작기 그지없는 개체는
얼마나 유한하고 보잘것 없는가.
제아무리 자신만만하다 할지라도
혼자라는 두려움에 잠 못이루는
뻔하디 뻔한 그런 존재임을
뼈저리게 깨닫게 하는 이 계절이
반사적으로 싫어졌다.
귀또리 소리에
한 숨 한 번
하늘 쳐다보며
한 숨 하나 쉬는
계절이 다가왔음을
눈으로
귀로
코로 느낀다.
하아...
단점은 마음이 가장 추운 계절.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