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자본주의,자유시장경제를 표방하는 세상에서 빈번하게 말이 나오는 이야기지요.
사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뭔가 다른 사람에 비해 엄청난 노력을 한 사람이
그 노력에 대한 댓가를 누리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칭찬해야 될 일이지요.
그래서 우리는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이 누리는 것을 비난하지 않습니다.
그 사람들이 기부를 잘 하고 인성이 엄청 좋아서 비난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무언가를 일구기 위해 다른 이들에 비해 얼마나 노력했고 치밀하게 살아왔는지 알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불법을 저질러 돈을 번 사람에 대해 그런 이야기를 하는 것도 아니라는 것도 알지요.
사실 그 부분은 정확한 수치나 기준이 있다기보단
분명 감성의 문제일 것입니다.
돈이 없어 기십만원짜리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도 있고
돈이 많으면 1억 아니 몇 억짜리 산후조리원을 이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 자체를 가지고 '와 나쁘다'하는 건 사실 잘못된 비난입니다.
다만 세상은 그렇게 녹녹하진 않습니다.
먹고 살려고 노력 안 하는 사람도 거의 없거니와
노력을 하고 용을 써서 공부를 해도
돈을 벌기는 커녕 나락에 빠지는 사람이
사실 확률적으로는 더 많은 요즘 세상에
'야 니들은 학교다닐 때 공부 제대로 안하고 노력 안해서 지금 그모양 그꼴인거야. 그러니 누가 돈을 많이 쓴다고 그걸 고깝게 보는 것은 열폭하는 처사야 네가 나쁜거야!'
라고 말한다는 건 세상을 너무 낙관적으로 보거나 다른 이들의 아픈 마음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감성을 가지고 있다봐도 무방할겁니다.
우리 셋 째 큰아버지는 자수성가하신 부자였습니다. 소위말하는 강남 부자 중에서도 특별히 땅놀이나 위험한 투기를 하신 것이 아니라 건실히 직장에서 버신 돈으로 공장을 차리셔서 크게 돈을 버신 분이셨습니다.
그 분은 열심히 돈을 모으셔서 굉장한 부를 획득하셨지만 제대로 써 보시기도 전에 돌아가셨고
사업 이전에 가족들에게 이리저리 돈을 끌어다 쓰신 것들도 다 해결을 못하시고 장례를 치뤘습니다.
우리 가족들도 다 그럭저럭 돈이 있는 사람들이라 크게 그걸로 싸우지는 않았지만 분위기가 참 좋지 못했지요.
이후에 돈 문제는 해결됐지만 그 후로 우리 가족들은 돌아가신 큰아버지 집안이 사치하는 모습을 볼 때마다
왠지모르게 굉장히 화가 나고 분했습니다.
지금으로부터 정확히 12년 전일거에요 그 당시에 그 집 누나가 5000만원짜리 호텔 헬스 회원권을 끊어
그게 좋네마네 투덜거리는 걸 보았을 때, 우리 식구들은 왜인지 몰라도 다들 욕을 많이 했습니다.
왜일까요? 사촌이 논을 사면 배가 아파서? 아니면 우리 가족은 이 자본주의 사회에 도태된 열폭러들이라서?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상대적 박탈감이라는 건 정말 다양하게 작용하는 것이고
그게 정도를 넘어선 비난이 아니라면
한 번쯤 이해해 줄 수 있는 관용도 필요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