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 속에 뭔가가 풀려 내려가지 않고
갑갑하게 나를 옥죈다.
어떤 감정인지는 모르나
그저 '한'이라는 단어 하나로 표현하기엔
좀 궁상스럽고
'슬픔'이라기엔
좀 억지스럽다.
서울 올라온지 2년이 되는 달이다.
내가 왜 여기에 올라왔는지 후회하는 마음보단
앞으로 어떻게 할지를
생각하는 편이다.
이제 미련 둘 것도 없고
홀가분히 훌훌 털 때가 됐으니
여기에 남아있는 것들은
있는 사람들의 몫으로 두자.
나는 내 갈길을 가련다.
나와 같이 갈 사람도 찾으련다.
좋은 인연들을 많이도 만들었음에 감사하고
나쁜 인연들을 덜어버렸음에도 감사한다.
애초에 돈이 아닌 사람을 위해 온 일이니
나는 내 일을 훌륭히 수행했다.
자부심을 가지고 일을 했고
그것이 틀리지 않음을 믿는다.
내가 한 장사는 사람 장사였고
최고의 장삿꾼은 아니었지만
나는 많은 이익을 얻었다.
조선량이란 인간이
누가 알아주지 않더라도
여기서 방황하기도 하고
즐거워 하기도 한
긴 시간을 보냈음을
나는 안다.
마음에 들어선 갑갑함은
쉬이 가시지 않으나
그래도
내일은 오기에
가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