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부터 일기를 쓰는 버릇이 있었다.
인터넷이 없을 때는 노트에 썼고
군대에선 수양록에 썼고
싸이월드같은 개인 블로그가 생겼을때는 거기에 썼고
본격적으로 마이피를 하면서부터는 마이피에 썼다.
언제부턴가 일기를 다른 이들도 볼 수 있게 썼는데
처음에는 남을 의식해서
솔직하다기보단 오버해서 쓴다던지 남들한테 자랑하거나 칭얼거리는 내용만 쓴다던지
꾸밈이 들어간 일기를 쓰는 경우가 많았다.
남들이 봐도 글 내용에 진짜 내 자신이 묻어나도록 일기를 쓰는 건 참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꾸준히 내 마음속에 있는 나를 표현하고자하니
이제는 시시콜콜한 사건부터 못나고 추한 내 모습까지도
자연스럽게 쓸 수 있게 된 것같다.
누가 봐도 떳떳한 사람이 되고자
남들도 볼 수 있게 일기를 쓴건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한 일이라 생각된다.
일기를 쓰는게
자아발달에 도움이 되리라는 목적을 가지고 한 일은 아니지만
과거의 나를 대면할 기회가 되고
생각을 정리하여 글 하나라도 더 쓸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드는건 아닐지
다시금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