次元大介
접속 : 3322   Lv. 59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64 명
  • 전체 : 434178 명
  • Mypi Ver. 0.3.1 β
[일기] 고속도로 (2) 2015/10/11 PM 01:10
늘 그래왔던것처럼
가을햇살이 얼굴을 파먹듯 쓰다듬으면
온 몸의 힘도 파먹히고 빼앗겨
하고 있던 일조차
의욕이 사라져 못하게 될 정도로 나른해진다.

그래서 서늘한 가을 밤이 좋았었다.
식인마같은 빛이 나를 쫓아오지 않고
나를 나로서 있게 만들어주는 어둠.

그러나
구원자같고 친구같던 어둠이
운전대를 잡고 고속도로에 들어선 순간
나를 삼키기 시작한다.

가을햇살이 독수리처럼 쓰러진 나를 야금야금 먹었다면
고속도로의 가을밤은 숫제 나를 집어삼킨다.
앞을 똑바로 쳐다보면
산과 산 사이의 거대한 검은 하늘이
마치 아무리 더 가도 빛은 없다는 듯 나를 노려보고 있어
겁먹은 채 뒤를 돌아보면,
누구하나 따라오는 이 없는 컴컴한 뒷길만이 보여
대체 나는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를것같은 상실감을 더한다.

예나 지금이나 옆에 누구하나 없는 이 적막한 어둠에
문득,'걸어 지나가던 시절 이곳엔 나무에 붙은 이끼나 하늘의 별이라도 가는길 알려주는 동무였겠지만
이제는 고작하니 호법이니 문경이니 김천이니하는 이정표에만 동무하나 없이 의지해야 하는구나...'
하고 말도 안되는 혼잣말을 해 본다.

어둠이 혼잣말에 대답이라도 하듯
침을 뱉는다 아니,눈물이라도 흘리는건가.
바람마저 거세져 와이퍼만 좌우로 열심히 움직이며 애꿎은 힘을 쓴다.

모처럼 차는 힘을 내는데
낮이고 밤이고 빛이고 어둠이고 할 것 없이
몸에 도통 힘이 들어가지 않는 날이었다.

괜시리 이걸 인생에 비유하고 싶은
모자란 늙은이의 버릇이 젊은 심장을 간지럽혔으나
담배 한 개비 보랏빛 연기와 같이 저승으로 떠났다.

신고

 

keep_Going    친구신청

세상에 난 너처럼 조심해서 운전하는 사람은 첨 봤다.
또 아버지 운전기사 하고 왔는갑네... 푹 쉬어~

次元大介    친구신청

keep_Going // 혼자 서울서 내려온 길이에요.
여지껏 무사고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안전운행!
X