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시간을 생각하는 건
부질없을 수 있다.
과거란 어떨 때 생각하면
회한과 아픔이고
어떨 때는 아름다운 추억으로 다가오니까.
다만
몇 년 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없는
저녁놀을 똑같은 곳에서 바라보며
나에 대해 생각해본다.
누군가에 의해 상처받기 전의 나는
지금보다는 조금 더 건강했을지 모르겠지만
몸을 함부로 혹사시키는 사람이었다.
경제정보나 돈을 버는 법을 생각하기 전의 나는
지금보다 현실감각도 떨어지고 모은 돈도 없었지만
누구보다도 책을 좋아하고 상상력이 풍부한 사람이었다.
냉정하고 차분하게 일을 처리하기 전의 나는
항상 옆에 음악이 있고 자연을 친구삼아 떠도는
바람같은 사람이었다.
사실
어떤 면이든 지금까지 다 가지고 있겠지만
지금은 그저 지금에 맞는 나를 꺼낼뿐이겠지.
지는 해와
익숙한 음악들이
예전의 나를
다시 꺼냈다.
잠시동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