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연의 막바지쯤엔
쿠로를 데리고와서 같이 살았다.
집에 두고 가도 별 사고를 안 치기에
브레이크타임 전까지는
집에 두고 가게로 나왔는데
어느 날 점심에
쿠로가 가게로 뛰어들어왔다.
문을 안 잠그고 갔던 모양이다.
집과 우연이 걸어서 갈 수는 있지만
개가 찾아오기 먼 거리여서
한 편으로는 기특하기도 하고
한 편으로는 위험천만했던 순간이라 생각했다.
전혀 모르는 길은
잘못 들었다가 큰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하지만
갈 곳이 정해져 있다면
방황하더라도 갈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아직도 길을 찾는
방랑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