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존이라는 것이 완성된 시점으로 되돌리는 것을 원칙으로 하기 때문에
석굴암도 이와 같은 방향으로 해결하고자 하지만 이미 당시에 너무 많은 자재들이 사라지고 부서져서 원래 구조가 어찌 생겨먹었는지 도저히 알 방도가 없더란 것입니다. 지금도 석굴암 근처에만 가시면 그 자재들의 일부의 상당량이 널부러져 있는 것을 볼 수가 있습니다. 현재의 기술력으로는 습기를 제거하는 에어콘을 풀가동하고 있지만 지난 달 유홍준 선생님과 함께 석굴암에 갔을 때에도 여전히 유리창에 결로현상으로 물기가 맺혀있는 것을 볼 수 있었죠. 단지 함께 들어간 사람들이 많아서 그럴 수도 있지만 목구멍으로 넘어가는 공기에서 습기를 느낄 수 있었을 정도... 결국 아무런 해결도 못했다는 것입니다. 지금으로선 대책도 없구요. 게다가 외부와 완전히 밀폐한다고 했는데, 사라진 것이 워낙 많다보니 벌레들이 오갈 수 있을 정도의 구멍들이 사이 사이에 있더군요. 만약에 새로이 보존 작업에 해야한다고 한다면 그것은 이렇게 짜잘한 유지보수가 아니라 돌 하나부터 다시 쌓아올려야할 판입니다.
무엇보다 아이러니한건 문화재 보존 관리학을 배우기 위해 우리나라 중요 문화재를 망가뜨린 나라에 유학을 가서 배워가지고 온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보존처리에 있어 선구적인 나라가 일본이란게... 참 안타깝고 우습기만 합니다. 유홍준 선생님이 문화재청장을 물러나신 이후로 큰 지원 없이 푸대접 받으며 다시 후퇴하고 있는 문화재 보존이 현 상황입니다. 사학과나 미술사학하시는 분들은 문화재 보존에 대해 별로... 아니 정말 관심이 없으시거든요. 글로만 쓸 줄알고 이쁜 것(美)만 보고 느낄 줄만 알지..
요즘한국 왜이러냐.
ㅆㅂ