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허성 접속 : 982 Lv. 32 Category
Profile
Counter
- 오늘 : 82 명
- 전체 : 58684 명
- Mypi Ver. 0.3.1 β
|
[잡담] 스트레스는 쌓여가고 하소연이나 해야지 (7)
2009/09/20 AM 04:09 |
초등학교때 난 존나 찌질했다.
어렸을 때부터 책벌레였던 나는 초딩 주제에 매일 책을 끼고 살았다.
그래서 반 친구애들은 언제나 날 갈궜고
난 등신 같이 당했다.
얼마나 당했는지 솔직히 모른다.
1~5학년때까지 당한걸로 단편적으로 기억하는데
인간의 뇌는 얼마나 사악한지 난 지금 5학년때까지의 어린시절을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가끔 친구들이나 가족들이 나의 어렸을적의 에피소드를 말하라고 하면
당황스럽다.
왜냐하면 난 5학년때까지의 기억이 99.9% 없기 때문이다.
기억상실과 비슷한건가?
아니면 가끔 소설이나 만화에 나오는 안좋은 기억을 스스로 봉인한건가
뭐, 상관없는 이야기겠지.
본론으로 돌아오자
6학년때 나는 드디어 광명(?)을 찾는다.
유치원때 친구를 만난것이다.
그는 오락부장 비슷한 존재였는데 항상 웃으며 사람들을 이끌어주던 존재였다.
집은 가난한 편이나 항상 밝게 웃던 그는 나의 우상이었다.
그 녀석은 친하게 지내는 친구 몇명과 함께 나를 개그 소재로 썼다.
당시 나는 MBC에서 유행하던 허무개그에 나오는 코미디언과 닮았기에
그는 나만 보면 항상 거기에 나오는 사람의 성대모사를 시켰고
쑥쓰러운 나는 항상 거부하다가 어느새 그의 말을 들어 성대모사를 하곤 했다.
잘 기억은 안나지만 내가 항상 성대모사를 하면 그와 그의 친구들은 자지러지게 웃었고
어느새 반 친구들은 나에게 다가와 같이 놀아주었다.
그 후 얼마 뒤에 그 친구는 전학을 갔고 다시는 만날 수 없었다.
그 녀석이 그렇게 간 후 나는 반의 인기인이 될 수 있었고
학교에서 나를 모르는 존재가 없었다.
성격 또한 바뀌었다.
우울하며 책을 읽으며 나를 놀리는 애들을
'멍청하고 우둔한 녀석'
이라고 꾸짖던 프라이드 높던 범생이에서
사람들을 웃기고 개그하는 녀석으로 한순간에 바뀌었다.
나의 성격은 그렇게 180도 바뀌었고
지금의 내가 만들어졌다.
10년이 지난 지금 나의 성격을 스스로 돌아볼 때가 많아졌다.
나의 성격은 선천적인 소극적이고 내성적인 성격과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적극적이고 활발한 성격의 중간에서 이리저리 흔들리고 있다.
사람들과 있을땐 후자쪽 성격이 되지만
나 혼자 있을땐 전자쪽 성격이 되어 조용하고 독서하며 혼자있는 걸 즐기게 된다.
나는 활발하지만 소극적인 이상한 성격이 되었다.
그로인해 나는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고 있었다는 걸 요즘에와서 알게 되었다.
나는 낙천적이라고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저 그렇게 생각해오고 있었다는 걸 알게되었다.
난 인생을 연기하고 있었다. 10년 동안...
10년이란 생활은 길었다.
나는 원래의 성격으로 갈 수 없다.
하지만 정말로 내가 외향적인 성격이 될 수 있을까?
아니다.
난 결국 이도저도 아닌 성격이 ㅤㄷㅚㅆ다.
원래의 성격이 되면 취직이 쉬워질까?
아니면 친구가 많아질까?
외향적인 성격을 계속 연기하면 나는 정말 행복하게 살 수 있을까?
지금 이런 고민할 때가 아니라 열심히 공부해서 취직을 해야하는거 아닌가?
꼬리가 꼬리를 물고 또 꼬리가 꼬리를 문다.
자아정체성을 찾는다는 이런 빌어먹을 현상이 때 늦은 나이에 왔는데
정말 타이밍하나 끝내준다.
젠장.
왜 요즘에 철학책은 읽어가지고...
이런저런 혼란스러운 성격을 가지곤 있지만 그로인해 얻는 것이 없는건 아니다.
덕분에 나는 남의 생각을 잘 읽게 되었다.
선천적인지 후천적인지는 몰라도 나는 상대의 심정이 되어 생각하는 걸을 매우 잘하곤 했다.
그것 뿐만이 아니다.
글을 쓸 때(취미가 작문) 인물의 성격묘사를 잘한다는 칭찬을 자주 받은 적이 많았다.
뭐
이 세상에는 나쁜 점만 있는 것은 없는 것 같다.
속이 답답하고 짜증났는데
이렇게 글로 배출하니 뭔가 머리가 맑아지고 가슴이 가라앉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다.
설마 있지는 않겠지만
이 글을 끝까지 읽은 분에게는 미안하다는 인사를 해주고 싶다.
즉석적으로 만든 글이다보니 제대로 주제가 연결이 안되는 것 같으니 말이다..
가끔은 이렇게 마이피에 글이나 써야겠다.
빌어먹을 동인지 번역은 더러운 저작권 땜에 때려쳤으니..(일어과임)
|
|
|
|
|
글에 많은 공감을 하고 가네요..
대학생활 사회생활 전부 외향적인 성격이 도움이 된다고
하지만 원래 성격 버려가면서 소위 "척" 을 해야한다는게
맞는건가 고민을 했었죠.. ㅎ
힘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