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픈 몸으로 오늘 하루 일한 알바비 2만원은 들고 자취방으로 가던길
길가에 왠 군밤장수가 묵묵히 앉아 있는 것이 보였다.
가판을 보니 남아있는 군밤은 적지도 많지도 않은 양이었다.
그냥 집에 가기에 많고 그렇다고 팔기에는 좀 늦은 시간이었다.
나는 손에쥔 2만원 중에 눈을 질끈 감고 1만원을 집어 군밤을 샀다.
서비스라며 만원어치 군밤에 남은 군밤을 전부 주셨다.
아저씨는 웃으며 심부름이야고 묻자
나는 웃으며 기숙사 사람들과 먹을꺼라고 했다.
한 손에 군밤 한가득 들고 나의 조그맣한 자취방에 온다.
나의 방엔 아무도 없이 나 혼자만 있어 쓸쓸했지만
따뜻한 군밤이 있어 외롭지는 않았다.
-2009년 9월 22일
힘들지만 왠지 즐거웠던 날